- 黃 대표, 단식을 해제 할 때 비로소 대화의 끈이 마련되고, 정국 전환의 출발점도 된다 .-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죽음을 불사한 단식투쟁과 마주보고 달리는 기차처럼 한치앞도 보이지 않는 정국 ©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죽음을 불사한 단식투쟁과 마주보고 달리는 기차처럼 한치앞도 보이지 않는 정국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지난 24일 '지소미아 종료 철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포기, 선거법 철회' 등 세 가지를 요구하며 시작한 단식 투쟁이 오늘로 7일째가 됐다.

황 대표의 요구 조건 중 지소미아는 미국의 압박과 녹록치 않은 한반도 안보 환경에 문재인 정부의 마지못한 조건부 유예로 한 고비를 넘긴 상태지만 지난 4월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의 공조로 패스트트랙에 올랐던 선거법 개정과 공수처 설치 법안으로 문 정부와 극한 투쟁을 벌이는 것은 명분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우선 부의 시점은 다르지만,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인 선거법 개정안은 국회법 규정에 따라 27일에 자동부의가 되고 그리고 나머지 법안은 내달 3일 본회의에 각각 부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83년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정신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자유 민주화를 사수하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벌인 김영삼 전 대통령 처럼 황 대표는 초겨울 삭풍에 거리에서 단식 농성을 벌이며 몸을 내던지고 있지만 어쩐일인지 당 안팎에서는 감동은커녕 제대로 큰 호응을 얻어내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

일단, 공수처 포기와 선거법 철회 두 가지는 여야 4당이 국회법 절차에 따라 국회에서 협상과 타협으로 처리할 문제로 정부를 상대로 삭발이나 단식 같은 극한 투쟁을 벌인다고 해결될 성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단식은 명분과 더불어 출구가 있어야 하는데 도통 보이질 않으니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여야는 언제까지 마주보고 달리는 기차처럼 질주만 할 것인가? 지금처럼 달리기만 한다고 능사는 아니다. 멈춰야 제대로 보이는 것도 있다.자칫하면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치명상을 입고 파국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다. 첨예한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 밖에 없는 사안이지만 강대강 대치가 아닌 협상을 통해 결정돼야 한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오늘 죽어도 영원히 사는’ 그리고 ‘새벽이 온다’는 정신은 단식 말고도 여러 가지가 있다.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목표를 내건 사생결단식 정치는 매우 비현실적이고 위험하다.

지금 필요한 건 단식이 아니라 오히려 여야가  국회에 마주 앉아 당리당략이 아닌 상생과 협력의 모습으로 양보할 건 양보하며 절충점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황 대표가 단식을 중단 할 때 비로소 ‘대화의 끈’은 마련될 수 있으며, 정국 전환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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