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의 입맛대로 장소 구애 없이 게임 네트워크 형성

게임시장은 요즘 시쳇말로 춘추전국시대라고 일컬어 질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더욱이 스마트폰이 이제 생활의 큰 존재감으로 부상하면서부터 PC에 의존하던 유저들이 테블릿과 콘솔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게임을 즐기고 있어 그에 따른 개발사들의 경합은 대단히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엔비디아 멀티 플랫폼 게임으로 확장
PC용 그래픽 카드 프로세서에서 모바일 칩셋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엔비디아가 게임에 최적화된 테블릿PC ‘쉴드 테블릿(Shield Tablet)’을 출시하면서, 자사의 게임 생태계를 안드로이드용 게임에서 멀티 플랫폼 게임으로 확장에 나섰다.

엔비디아(NVIDIA)가 새롭게 출시한 테블릿PC 쉴드 테블릿은 8인치의 LCD화면에 192개의 코어로 이루어진 케플러 GPU를 내장한 모바일 프로세서 테크라 케이원(Tegra K1)을 탑재해 콘솔게임 수준의 고 사양 게임도 구동이 가능하다.

쉴드 테블릿은 안드로이드 앱 마켓 구글 플레이를 통해 다운로드 받아 설치한 모바일게임을 본체에서 실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PC에 설치된 게임을 무선 스트리밍 방식으로 쉴드 테블릿에서 이용할 수 있는 엔비디아 게임스트림 기술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엔비디아의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인 엔비디아 그리드(NVIDIA GRID)를 지원하는데, 쉴드 테블릿 사용자는 구글 플레이에서 엔비디아가 제공하는 그리드 베타 앱(GRID Beta App)을 다운로드 받아 ‘Darsiders’, ‘Trine2’, ‘Saints Row’ 등 16개의 고 사양 게임을 클라우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
쉴드 테블릿은 화면 크기를 5인치에서 8인치로 늘리고, 게임 컨트롤러를 본체에서 분리해 태블릿PC 단말기만을 따로 독립적인 기기로 사용할 수 있게 했으며, 게임 구동 성능과 게임 관련 기능을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쉴드 테블릿에는 미니 HDMI 단자가 탑재되어 있어 TV에 HDMI로 연결하면, 마치 거실용 콘솔 게임기처럼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TV의 대화면에 나오는 게임 화면을 쉴드 와이어리스(Shield Wireless) 컨트롤러를 사용해 즐기게 되고, 최대 4인까지 동시에 협력 플레이도 가능하다.

쉴드 테블릿의 발매는 엔비디아의 게임 멀티 플랫폼 환경 구축의 핵심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본래 PC용 그래픽 카드 칩셋이 주된 사업 영역이었던 엔비디아는 플레이스테이션4와 엑스박스 원으로 대표되는 차세대 콘솔 게임기의 GPU시장 진출에 실패한 후 나름의 생존 방안을 모색했던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 그래픽 카드를 탑재한 PC게임을 그대로 태블릿에서 즐길 수 있게 하고, 동시에 전용 앱 마켓인 쉴드 허브(SHIELD Hub)를 통해 SHIELD Tablet에 최적화된 전용 게임을 출시함으로써 멀티 플랫폼 하드웨어(TV, PC, 태블릿)와 콘텐츠 및 서비스(엔비디아 게임스트림, 엔비디아 그리드, 쉴드 허브)의 크로스 통합 환경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안드로이드 게임이 iOS 진영에 비해 크게 부족하다고 평가되는 환경에서, 기존의 PC게임을 그대로 태블릿에서 즐길 수 있는 엔비디아 게임스트림은 콘텐츠 부족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좋은 방안으로 평가되고 있다.

▲ 지난 8월 독일 쾰른메세에서 개최된 게임스컴 2014에는 수만 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게임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음을 입증하는 계기가 되었다

차세대 콘솔 게임기 MS와 소니 경쟁 치열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가 지난 8월 13일부터 8월 15일까지 독일 쾰른메세에서 개최된 ‘게임스컴 2014(Gamescom 2014)’에서 나란히 언론 브리핑을 하며 게임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스퀘어 에닉스(Square Enix)의 ‘Rise of the Tomb Raider’를 비롯해 다수의 엑스박스 원 전용 게임 라인업을 선보이며 기선을 제압했고, 스페이스 엔지니어(Space Engineers), 스미트(Smite), 빌로우(Below) 등 인디 게임업체들의 참여와 이번 시즌에 선보일 3개의 새로운 콘솔 번들 등 하드웨어 부문의 혁신 성과를 과시했다.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4가 현재까지 약 1,000만 대 판매되었다는 소식을 널리 알렸으며, 큐- 게임즈(Q-Games)의 ‘The Tomorrow Children’, 루피안 게임즈(Ruffian Games)의 ‘Hollowpoint’, 닌자 띠어리(Ninja Theory)의 ‘Hellblade’ 등 신작 게임을 대거 발표하면서 맞섰다.

이번 발표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 중 어느 쪽이 승기를 잡았는가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게임 전문가 브랜든 싱클레어(Brendan Sinclair)는 게이머의 측면에서 볼 때 소니의 발표가 마음에 들었으나, 업계 전문가의 시각에서는 소니가 과연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가치를 제공했는가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브랜드 싱클레어는 엑스박스 원용으로 독점 제공하는 AAA급 대작 게임들과 인디게임의 조화를 높이 평가하며 마이크로소프트의 브리핑이 소비자의 필요를 더 반영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독점 제공되는 게임 라인업은 2013년 11월 플레이스테이션4와 엑스박스 원이 출시될 당시부터 이미 마이크로소프트가 우위를 점하고 있었으며, 소니의 가격 경쟁력과 마이크로소프트의 마케팅 전략 실패로 인한 초반 열세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소프트가 고객가치 제고를 통해 전세를 역전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PC 게임시장, 콘솔 시장 넘어서다
PC 게임시장의 2013년 총 매출 중 디지털 다운로드가 차지한 비중이 92%에 달했으며,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에프씨 인텔리전스(DFC Intelligence)에 따르면, 하드웨어와 액세서리 매출을 제외한 글로벌 PC게임 매출 중 실물 게임 비중은 10% 미만으로 나타났다.

PC 게임시장 규모는 이미 콘솔 게임시장 크기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으며 코어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PC게임과 콘솔게임을 모두 이용하는 ‘겹치기’ 경향이 뚜렷함을 보였다. 영국의 경우, 2013년 전체 게임시장 매출 중 모바일, PC, 태블릿PC 등을 통해 디지털 다운로드 받는 게임의 규모가 11억8,000만 파운드였고 실물 게임의 매출이 10억1,500만 파운드를 기록하는 등 디지털 게임 매출이 실물 게임 매출을 능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엔비디아가 게임에 최적화된 테블릿PC ‘쉴드 테블릿(Shield Tablet)’을 출시하면서, 자사의 게임 생태계를 안드로이드용 게임에서 멀티 플랫폼 게임으로 확장에 나섰다

아마존, 9억7천만달러에 트위치 인수
게임 전문 동영상 스트리밍 사업자 트위치가 구글과의 인수합병을 추진하다가 돌연 아마존에 피 인수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아마존은 게이머 커뮤니티에서 트위치의 영향력을 게임 사업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Amazon)이 게임 전문 스트리밍 업체 트위치(Twitch)의 인수를 공식 발표한 직후 관련 업계에서는 상당히 의외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최근까지 구글과 트위치 간의 인수를 위한 논의가 한창이었으며, 지난 7월에는 사실상 구글이 트위치를 인수했다는 소식도 전해졌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트위치 인수에 9억7,000만달러의 현금을 제시했으며, 인수가 완료되면 아마존은 트위치가 보유한 5,500만명의 월평균 시청자를 확보하며 넷플릭스(Netflix), 유튜브(YouTube)에 이어 미국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3위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마존이 트위치를 통해 구체적으로 어떤 전략을 전개할지는 여전히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표면적으로는 기존 프리미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아마존 인스턴트 비디오(Amazon Instant Video)’를 강화하기 위해 트위치의 UGC(User Generated Content) 역량을 확보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지만, 트위치의 서비스가 지닌 매력 요인은 그 외에도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모바일과 콘솔 모두 노리는 액티비전 블리자드
액티비전은 자사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Call of Duty’와 ‘Skylanders’모바일 버전을 출시할 예정으로 ‘Call of Duty’는 기존 모바일게임의 트랜드를 충실히 따른 반면에 ‘Skylanders’는 콘솔과 같은 경험을 제공하는 상반된 전략을 선보였다.

지금까지 100종에 가까운 모바일게임을 출시한 경쟁업체 일렉트로닉 아츠(Electronic Arts)와 달리 소수의 모바일게임만 선보인 액티비전 블리자드(Activision Blizzard)가 자사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게임 ‘Call of Duty’와 ‘Skylanders’의 모바일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다.

시리즈의 네 번째 게임인 ‘Skylanders Trap Team’은 플레이스테이션3(PlayStation3)와 플레이스테이션4, 엑스박스 360(Xbox 360), 엑스박스 원(Xbox One), Wii와 Wii U 버전으로 출시한 바 있으며, 같은 버전이 아이패드(iPad)와 안드로이드(Android) 태블릿, 킨들 파이어(Kindle Fire)용으로도 선보인다.

앞서 출시된 ‘Skylanders Battlegrounds’, ‘Skylanders Cloud Patrol’, ‘Skylanders Lost Islands’의 모바일 버전이 콘솔게임을 축소한 형태였다면, 이번에 출시되는 게임은 콘솔과 같은 버전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편 ‘Call of Duty’ 모바일 버전의 경우 콘솔화를 추구한 ‘Skylanders’ 시리즈와 상반된 전략으로 눈길을 끌고 있는데, 이번에 출시되는 ‘Call of Duty Heros’는 최근 가장 인기 있는 모바일게임인 ‘Clash of Clans’와 상당 부분 유사한 특징을 갖고 있다.

유니티, 인텔 기반 안드로이드 모바일 지원 확대
지난 8월 20일 인텔(Intel)은 인텔 프로세서를 탑재한 안드로이드 테블릿에서 각종 게임을 더욱 원활하게 실행할 수 있도록 게임 엔진 개발업체 유니티 테크놀로지(Unity Technologies)와 협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유니티의 데이비드 헬가슨(David Helgason) 사장은 시애틀에서 열린 자사의 콘퍼런스에서 양사가 인텔 기반 안드로이드 모바일 단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힌 것이다.

세계 최대의 게임 엔진 개발업체인 유니티는 290만명에 달하는 등록 개발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양사 간 협력을 통해 개발자들은 인텔 프로세서와 그래픽 칩을 활용한 안드로이드 모바일 앱을 한층 편리하게 개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전까지 개발자들은 인텔 기반 안드로이드 앱을 개발할 때 2진 번역 방식으로 코드를 변환해 왔으며, 이 때문에 게임 성능이 느려지는 부작용이 발생했으나 이번 협력을 계기로 네이티브로 쉽고 빠르게 게임 개발이 가능해 진 것이다.

최근까지 모바일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인텔은 올해 태블릿용 프로세서 칩 4,000만 개 판매를 목표로 삼고 있으며, 유니티와의 협력으로 목표 달성에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게임시장은 그동안 잔잔한 너울이었다면 이제 본격적인 파도가 몰아치고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합종연횡을 통해서 치열한 경쟁을 치고나갈 준비가 이루어지면서 국내는 물론 세계 게임시장에 소용돌이가 몰아칠 가능성도 매우 큰 상황이다.

약육강식의 시장 속에서 과연 글로벌 게임 시장의 요동이 국내 게임 기업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 지는 국내 기업들의 경쟁 수준이 어느 정도 준비가 되었느냐가 관건으로 보여지고 있다.

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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