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입찰 아닌 친분 통한 수의계약 논란
총회 참석인원 조작·금전 및 금품 유도
고려개발 “입찰경쟁 없는 지역...수의계약 문제없다”

사진=고려개발 CI(위) 대림산업 자회사 공통 아파트 브랜드 e편한세상(아래)

[데일리그리드=윤정환 기자] 대림산업의 자회사 고려개발이 인천 송월동 일대 재개발사업 과정에서 일부 조합원과 유착해 시공사로 선정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해 11월 30일 인천 ‘송월구역 주택 재개발 정비사업조합’은 총회를 열어 고려개발을 시공사로 선정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하지만 시공사 선정이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진행됐고 조합이 총회 참석자를 부풀렸다는 주장이 거세다.

이에 조합의 결정을 반대하는 조합원을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가 결성됐다. 비대위에 따르면 송월동 1가 12-16번지 조합은 지난해 초부터 일반재개발 사업자로 전환하고 재개발을 추진했다.

당초 몇몇 건설사가 재개발 사업에 관심을 보였으나, 조합이사회에서는 같은 해 10월부터 고려개발을 수의계약 대상으로 거론하기 시작했다. 실제 조합이 조합원들에게 보낸 자료집에는 고려개발을 제외한 다른 건설사의 사업계획서는 없었다.

비대위에 의하면 조합이 공공지원 민간 임대 사업자이던 시절 참여한 정비업체 대표와 고려개발은 친분 있는 관계다. 

이같은 정황을 토대로 비대위는 ‘조합-시공사’ 간 유착을 의심하고 있다.

시공사 선정 강행하기 위해 조합이 총회 참석자 수를 조작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총회에 참석한 조합원 수는 50여명 안팎을 알려졌다. 하지만 총회보고서에는 고려개발을 시공사로 선정하는 안건에 직접 참석한 조합원의 수가 143명이라고 기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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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지난해 11월 26일 조합 측에서 조합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특히 조합은 25만원 상당 금전과 금품을 이용해 총회 참석 및 찬성을 유도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총회 개최 전인 지난해 11월 26을 조합은 서면 제출 시 5만원, 총회 참석 시 교통비 20만원을 지급한다는 문자 메시지를 조합원들에게 전송했다.

총회 참석을 위해 수십만원의 돈을 조합원에게 지급하는 일은 이례적이며 불법으로 진행했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막대한 예산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예산을 변경하려면 총회 의결을 거쳐야 하기 때문. 이에 건설사가 암암리에 대준 자금을 이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총회 참석을 유도하기 위해 수십만원의 돈을 뿌리는 행위는 불법에 가깝다”며 “조합이 건설사가 건넨 자금을 이용해 이같은 금전 유도형 문자를 전송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고려개발 관계자는 9일 본지와 통화에서 “해당 구역은 지난 10여년간 입찰에 참여한 업체가 없던 곳이라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조합과 유착의혹에 대해서는 “원래 업계에서는 관련 업체끼리 한 다리 건너 다 아는 사이다”며 “재개발을 반대하는 일부 조합원(비대위)이 이를 보고 유착이라고 판단하면 안 된다”고 일축했다.

한편, 이 일대에는 대림산업과 계열사의 공동 아파트 브랜드인 ‘e편한세상’이 들어설 예정이다. 부지는 총 2만2534㎡에 달하며 지하 4층, 지상 29층에 아파트 6개동 671세대가 입주할 수 있는 규모다.

윤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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