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사건 발생 후, 같은 분야 근무 중...제2차 피해 우려 목소리
교통공사, 사건 발생 후 피해자·가해자 업무 부딪치지 않도록 원천 차단

인천교통공사에 근무하는 상사와 신입직원 간에 성희롱 사건이 발생, 가해자가 징계위원회에서 한 직급 강등되기는 했지만 최근 또 다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5월 열린 인천교통공사의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
인천교통공사에 근무하는 상사와 신입직원 간에 성희롱 사건이 발생, 가해자가 징계위원회에서 한 직급 강등되기는 했지만 최근 또 다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5월 열린 인천교통공사의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

[데일리그리드=강성덕 기자] 성희롱 피해자가 회사 측에 피해 사실을 알리고 처벌을 요구했지만 가해자는 한 직급 낮은 '강등' 처분으로 끝난데다 같은 통신분야에서 계속 근무하게 되면서 제2의 피해를 우려하는 직원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같이 근무하는 동안 얼굴을 마주치고 가해자와 같은 동기한테 찍혀 불안감과 갈등으로 일을 제대로나 할 수 있겠냐는 우려다.

인천교통공사(사장 정희윤) 신입직원인 A씨는 지난해 4월, 같은 통신직렬 차장인 B씨를 성희롱 및 직장내 갑질 행위로 고발했다. B씨는 공사 설립 초창기 멤버로 A씨나 직원들에게 "동기들이 1, 2기로 파워가 막강하고 그 중에서도 자신은 성골이다. 내 말을 듣지 않으면 날려 버리겠겠다"는 말을 서슴없이 했다고 한다.  

지달 29일 직장인 APP(앱) 블라인드 게시판 s*********이 올린 글에 따르면 '인천교통공사 성희롱 사건'은 통신분야 차장과 동성인 신입직원 간에 일어난 사건으로 피해자가 공사 측에 피해사실을 알렸지만 회사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자, 상급기관인 인천시에 직접 민원을 올리면서 사태가 커졌다.

사실확인 후 인천시는 인천교통공사에 제대로 처리하라고 경고했지만 '강등'으로 종결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또 다른 문제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은 분야에서 계속 일하게 돼 알게 모르게 가해자의 동기한테 미운털이 박혀 더욱 어려운 궁지에 몰리게 됐다는 내용이다.

당시 가해자 B씨는 커피를 갖다 주지 않는 직원이나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 직원은 '장애인 콜택시팀'으로 보내기 위해 관련팀에 압력까지 행사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는 직원들에게 관계를 맺은 여자 얘기를 강요하거나 신체를 만지는 것외에도 인사를 하지 않는 여직원에게도 성희롱을 서슴치 않았다고 한다.

B씨의 일탕행위가 도를 넘으면서 직원들의 불만이 커지자, 결국 "신중치 못한 발언과 세대 차이를 극복치 못한 참담한 결과"라고 공개사과를 하기도 했지만 사태는 누구러 들지 않았다. 오히려 B씨를 파면이나 해임 등 중징계를 요구하면서 파문이 확산됐다.

인천교통공사 성희롱 예방교육의 사례들.
인천교통공사 성희롱 예방교육의 사례들.

직원들이 인천시 감사관실에 민원을 올리고 시가 공사를 상대로 기관경고까지 하자, 그제서야 B씨에게 한직급을 낮춘 강등 처분을 내린 것.

당시 공사는 자체 인사위원회에서 강등으로 징계를 의결하고 감사부서에도 재심의 여부를 의뢰하지 않았다고 한다. 인사위에서는 성추행 부분만 논하고 갑질 등에 대해서는 관행이라고 치부해 거론하지 않았다는 내용도 전했다.

인천교통공사는 지난  2014년 성희롱 사건으로 성희롱 성폭력 예방교육을 지난해까지 수년간 실시했지만 같은 사안이 또 불거졌지만 감사관실에서는 사실여부를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4일 인천교통공사 인사팀 관계자는 "지난해 (성희롱)사건으로 4~5월 경, 인사위원회 내 징계위원회에서 내외부 인사 9명이 참가해 감사관실의 조사에 따른 사실을 토대로 투표를 실시해 '강등' 조치한 것은 맞다. 현재는 가해자와 피해자들은 완전분리해 2차 피해를 막고 있다. 일부 피해자의 경우 원하는 곳에 배치해 업무적으로 부딪칠 수 있는 여건을 원천차단시켰다"고 말했다.

 

강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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