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판데믹’(세계적 대유행) 현상이 되면서 어떤 종류의 모임이든 꺼리는 현상이 일반화 되고 있다. 손님들이 모여야 운영이 되는 업종들은 당분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렇지 않아도 오르기만 하는 임대료와 경쟁 과열로 하루하루 힘들게 버티고 있는 많은 자영업자들에게는 엎친데 덮친 격이다. 

스크린골프 쪽은 어떨까. 최근 2~3년 사이 스크린골프 업종은 매장의 대형화·고급화가 부쩍 눈에 띄는 흐름이다. 하지만 올해 1월 구천 개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는 국내 매장들의 평균 장비 수는 5대가 채 안된다. 즉, 대부분 매장들은 룸 4개에서 5개 정도로 영업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공격적인 마케팅과 철저한 위생 관리를 내세우며 골퍼들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진력을 다하는 일부 대형 매장들에 비해, 대다수 보통 매장들의 타격이 더 심할 것 같다는 예상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자연스런 생각이다.

하지만, SG골프 청룡스크린 배인건(33세) 대표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지극히 평범한 중소형 매장도 위기상황에 구애받지않고 얼마든지 고객들의 발길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 배 대표의 생각이다. SG골프 청룡스크린은 서울 봉천동 주택가 단지내 상가건물 지하에 자리잡고 있는 방 5개짜리 중소형 매장이다. 길거리에서 바라보는 매장의 건물 밖 모습은 지극히 평범해 보이지만, 일단 매장 안으로 들어서면 배 대표의 세심한 손길이 곳곳에서 보여 진다. 

Q. 매장에 들어오자마자 오픈 연습타석이 바로 눈에 들어왔다. 공간 여력이 없는 중소형 매장에서는 찾아보기 쉽지 않은 시설인데?

A. 처음에는 방 3개로 운영했다. 방이 적다보니 고객들께서 기다리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무리하게 4개의 방으로 설계를 하기보다는 방 3개로 하되 각 방의 크기가 좀 더 여유 있게 나오도록 했고, 대신 자투리 공간을 SDR 전용 연습타석으로 빼서 기다리시는 동안 몸도 풀고 연습하실 수 있도록 마련한 것이다. 하지만, 방 3개는 역시 너무 적었다. 오시는 손님들을 그냥 돌려보내는 일이 너무 많았다. 기존에 찜질방이 있던 자리를 확보해 2개 룸을 추가해 현재의 5개 룸을 갖추게 된 것이다. 또, 연습타석으로 설치한 SG골프에서 나온 SDR 시스템은 현재도 고객들이 오시면 라운드 전에 제일 먼저 찾으실 정도로 반응이 좋다.

Q. 코로나19 때문에 전 세계가 비상이다. 영향이 없지 않을 것 같은데?

A. 최근 회전율을 보면 이전과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스크린골프의 특성상 지인들과 함께 라운드 하는 경우가 많다. 불특정 다수로부터의 감염 염려가 상대적으로 적다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매장 입장에서는 당연히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평소에도 청결은 신경을 쓰고 있지만 요즘에는 손님이 나가시면 에탄올 스프레이를 뿌려 구석구석 닦아주는 등 더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 또, 매장이 지하에 있다 보니 느낌상 환기 등에 대해 불안해하시는 고객들도 가끔 계시다. 하지만 그런 분들도 막상 매장에 들어오면 생각보다 훨씬 쾌적한 공기에 놀라신다. 공사할 때부터 환풍 시설에 대한 투자를 많이 했고 1층으로 연결되는 계단이 두 곳이어서 그런지 바깥 자연공기의 순환도 아주 잘 이루어지고 있다.  

Q. 골프에 대해 선입견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매장까지 오픈하게 된 계기는?

A. 원래 ‘액티브한’ 운동을 좋아해 지금도 서핑 등산 등 대여섯 가지 스포츠를 즐기고 있다. 골프는 돈 많은 중년 아저씨들이나 하는 지루한 운동이라는 것이 골프를 몰랐을 때의 내 생각이었다. 그런데 어떤 계기로 우연히 골프를 접하게 되었는데 너무 빠져들게 되었다. 남녀노소 누구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운동이 골프였다. 핸디캡만 잘 활용하면 노인이 젊은이를, 여성이 남자를 이길 수 있는 운동이었다. 한 마디로 성별나〮이에 한계가 없는 가장 민주적인 운동이었고 스크린골프장만 잘 활용하면 돈도 생각처럼 많이 들지 않았다. 나는 내가 즐기는 스포츠 중 하나로 창업해야겠다는 생각을 막연히 가지고 있었는데 스크린골프만큼 산업으로써의 향후 전망과 내 비전이 긍정적으로 일치하는 업종이 없었다.   

Q. 홍보는 어떤 식으로 하고 있는지, 또 기본적인 매장 운영정책에 대해 소개해 달라?

A. 매장이 위치한 이 지역은 일반 주택과 상가가 혼재돼 있는 전형적인 소시민 지역이다. 젊은 층의 골프인구로의 유입이 늘고 있기는 하지만, 우리 매장만 놓고 본다면 50대 이상 중년 남성이 절대 다수이고 이 분들의 경우 매장 이용료에도 상당히 민감해 하신다. 오픈 초기에는 먹거리 등 제공해 드리는 서비스에 신경을 많이 썼다. 하지만 운영하다 보니 고객들이 서비스보다는 이용료에 더 민감해 하신다는 것을 깨닫고 이용료를 돌려드리는 다양한 정책을 취했다. 이 건물에서 찜질방과 사우나를 함께 운영하고 있는데, 스크린골프와 패키지로 할인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홍보도 처음에는 SNS를 많이 활용했었다. 지금도 앱으로 예약을 받는 등 젊은 층 대상으로 꾸준히 SNS와 같은 온라인을 활용하고 있지만 비중이 크지는 않다. 현재 매장의 주요 고객 층인 50대 이상 분들에게는 별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중장〮년 이상 층 고객 분들은 오히려 할인쿠폰 등에 관심이 많으셨다. 쿠폰을 활용하기 위해 지인들을 데려오시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때 같이 오신 지인들께서 현재 우리 매장의 단골이 되신 분들이 아주 많다. 

Q. 시중에 많은 장비가 나와 있는데 SG골프를 선택한 이유는?

A. 처음에는 SG골프에 대해 잘 몰랐다. 처음에는 G사 장비를 생각해 상담까지 진행했는데 도저히 채산성이 맞지 않았다. 몇몇 다른 업체 장비도 알아봤지만 마음에 드는 것이 없던 차에 SG골프를 시타하게 되었다. 성능, 게임성, 수익성. 내가 스크린골프 창업을 준비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던 3박자를 모두 갖추고 있었다. 손님들 반응도 아주 좋다. 유아이(UI, 사용자 환경)가 직관적이고 그래픽은 업계 제일 수준이라고 칭찬하신다. 현재 단골이 되신 분들의 경우, 기존에 G사 장비만 치시다 우연히 들렀다 아예 이쪽으로 옮겨오신 분들이 대부분이다.  

Q. 힘든 시기다. 매장 운영자로서의 마음가짐에 대해 조언해 준다면? 또, 어떤 매장이 되고 싶은지 함께 소개해 달라? 

A. 요즘 코로나19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한다. 나처럼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이 특히 그럴 것 같다. 하지만 단점을 단점으로만 보면 답이 없다. 우리 매장이 지하에 위치해 있다는 것은 단점이지만 그 덕분에 임대료가 저렴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단점은 점주의 노력 여하에 따라 어느정도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문제는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임대료가 저렴한 덕분에 그 이익을 고객들에게 돌려드리려 노력해 왔다. 그래서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도 고객들께서 자주 찾으시는 매장이 된 것이다. 

나는 우리 매장을 통해 나처럼 골프에 대해 선입견을 가졌거나 골프를 모르는 분들이 골프와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많은 분들이 골프가 그렇게 진입장벽이 높은 운동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 매장을 통해 아실 수 있는, 골프의 시작점의 역할을 하기를 소망한다.  

조남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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