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사보다 턱없이 높은 기준치...회사만 배부르고 노동자는 죽어날판

사진 =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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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그리드=김호성 기자] 국내 최대 물류기업 CJ대한통운이 지난주 폭락장서 주가가 선방하고 있다. 이 같은 일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쇼핑 주문이 늘면서 물동량이 2월부터 전년동기비 30% 가량 증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2월 온라인 카드승인액은 2019년 2월보다 34.3% 늘어났다.

이런 가운데 CJ대한통운이 지난해 최대 실적을 이끈 택배부문 직원에게만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택배부문이 CJ대한통운의 지난해 성장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택배부문 직원만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은 이유는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경영진은 택배부문 2019년 계획 매출·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각각 18%, 250% 비율로 높여서 목표를 책정했다, 택배부문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며 매출·영업이익 목표치를 공격적으로 잡았다는 것이다. 반면 다른 사업부문의 전망은 어둡다고 판단해 매출·영업이익 목표치를 상대적으로 낮게 잡았다.

2019년 택배부문 매출·영업이익은 전년보다 각각 13.6%, 190% 증가하여 업계 성장률을 웃도는 괄목할 만한 성적표를 받았으나, 목표치를 너무 높게 잡아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나온 것이다.

택배부문 보다 실적이 낮지만 타 사업부문은 낮은 목표치를 달성해 성과급을 받았다. 이 때문에 택배부문 직원들 입장에서는 실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회사 측은 택배부문 직원들에게 성과급이나 특별보너스 등을 지급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CJ대한통운 한 직원은 “지난해 성장을 이끈 택배부문에 대한 이런 처우는 불합리하다”며 “목표치에 미치지 못했더라도 이 정도의 성과를 냈다면 경영진이 직원들에게 사기진작 차원에서라도 성과급 지급을 고려했어야 했다”면서 “경영진은 이번에도 택배사업 2020년 계획 매출·영업이익의 기준치를 높게 잡았다”고 비난하면서 “회사만 배부르고 노동자는 죽어날 판”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어느 회사나 성과급은 각 부문별 목표 달성 수준에 따라 지급하는 것으로 택배부문 임직원 역시 인식하고 있다”며 원론적인 입장 표명을 내놓았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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