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 미로는 1944년 스페인 알코이(Alcoi)에서 출생하였고, 알코이市 마스 소팔모(Mas Sopalmo)에 전용 미술관과 작업실을 건립하여 현재, 그곳에서 작업하며 살고 있다. 그는 1960년 알코이시청이 주최한 미술공모전에서 처음으로 회화부문 대상을 수상하면서 화가의 길로 들어섰다. 1965년 1월 첫 개인전을 열었고, 1965년부터 1972년까지 「알코이 미술그룹(Alcoiart group)」을 결성하여 활동하였다. 1972년 이태리 브레시아(Brescia)에서 「데눈찌아 그룹(Gruppo Denunzia)」을 창립하였다. 이때부터 스페인과 해외에서 수많은 전시회를 개최해왔으며, 또한 많은 수상경력으로 세계에 널리 이름이 알려지게 되었다. 그는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진 여러 저명한 미술 Academy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직업적인 전업작가로 활동해 오면서, 조형미술의 분야인 회화, 판화, 드로잉, 입체 및 설치작업, 조각 등 다양한 작업을 통해서 창작에 몰두해 왔으며, 미술적으로는 스페인의 전통적인 문화 창달과 전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아주 꾸준하게 선도적인 역할과 활동을 수행해 오고 있다. 사회적 사실주의(Social Realism) 정신에 바탕을 둔 형상성을 지닌 비유적인 표현양식(Style of Figurative Expressionism)으로 인간과 삶의 고통이라는 주제를 오랜 세월 동안 지속적으로 다루어 오고 있다.

1960년대 후반부터 세계 각처에서 일어나는 사회적인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비판적인 메시지로 가득 찬 ‘신비유주의 또는 신형상주의(Neo-Figurativism)’라 불리는 새로운 회화세계를 추구하고 있다. 1970년대 들어오면서 이러한 메시지들은 팝아트(Pop Art)와 사실주의(Realism)라는 국제적인 흐름(유행)과 관련된 “사실적인 연대기(Chronicle of Reality)”로 알려진 역사 기록적인 미술운동과 그 맥이 상통되면서, 그의 작품세계는 “살아 움직이는 세계적인 사회현상을 예술적 비판의식으로 기록하는 작가”라고 평가받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가 지난 45년 동안 전개해 온 작업세계를 살펴보면 1964년 누드운동, 1966년 아프리카 기아문제, 1967년 남미와 쿠바, 중국의 정치적 혼란, 1968년 베트남 전쟁, 1970년 인간존엄에 대한 관심, 1972년 미국흑인 문제, 1973년 현대와 인간의 상관관계, 1973년부터 1980년까지 달러화에 의해 발생된 세계적인 경제상황 등을 주제로 작업해 왔고, 1980년대에서 1990년까지 조형적으로 다양한 실험을 추구했으며, 그리고 1991년부터 2001년까지는 시민과 사회계몽적인 운동을 주제로 한 ‘Vivace 씨리이즈’ 작업을 전개해 왔다. 한편으로 국제사회에서 발생되는 성(性)문제와 종교적 갈등이나, 2001년부터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무제(Without Title) 씨리이즈’ 작업들은 현대사회에 나타나는 모든 유형의 억압과 고통에서 벗어나려면, 인간들의 깊은 유대 속에서 이것을 극복해야 한다는 “자유와 결속”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안토니 미로의 작업세계를 사회적 문제의식을 고양(高揚)시키는 수단으로 보려는 시각도 있지만, 그의 회화정신은 높은 수준의 창조적 미의식을 내포하면서 착실한 사실성(寫實性)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높은 예술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작업세계를 담고 있는 그의 뛰어난 역작들은 전 세계에 소재한 수많은 미술관, 박물관, 대학교, 공공기관 및 단체에서 초대 전시되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공공 컬렉션과 개인 수집가들에 의해 많은 작품들이 소장되면서, 여러 나라의 미술이론가들이 그의 작품세계를 탐구하게 되었고 그 결과, 수백 종류의 화집이 다양한 언어로 세계 각 처에서 발간되고 있다.

2002년 11월 한서대학교에서 안토니 미로의 작품을 처음으로 초대하여 첫 전시회(서산시문화회관)를 개최한 이후, 안토니 미로가 기증한 작품으로 2003년 4월 개교11주년 기념전(한서대박물관)을 개최하게 되었고, 2004년 4월 안토니 미로를 초청하여 그가 참석한 가운데 한서대학교 개교12주년 기념전을 서울 인사동(갤러리 라메르)에서 성대하게 개최한 바 있다. 그리고 6년이 흐른 2010년 4월 그래픽 회화(Graphic Paintings 2007년작) 작품들을 가지고 네 번째 초대전이 마련되니 한서대학교와는 남다른 깊은 인연을 가진 작가라 할 수 있다.

이번 전시회의 작품 모델이 되어준 발레리이나(Ballerina) 솔 피코(Sol Picó)는 1967년 스페인 알코이(Alcoi)市에서 출생하여 현재 스페인 「카탈로니아 프레미 국립무용단(Premi Nacional de Dansa de Catalunya)」에서 활동하는 저명한 발레리이나(Ballerina)이다. 2015년 1월 「갤러리 일호」의 초대로 발레리이나 솔 피코가 “신체를 통해 조형언어를 표현”한 사진작품을 바탕으로 제작한 안토니 미로의 2011년 작품을 가지고 서울 전시회가 열리게 되니, 그가 끈질기게 변화하면서 조형적 탐구를 모색해가는 최근 정신세계를 조망해 볼 수 있어, 매우 의미 있는 전시가 되리라 기대해 본다.   2015년 1월 (글: 曺尙鉉 / 한서대학교 교수, 서울국제미술센터 대표)
 

조남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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