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그리드=김호성 기자] 최근 사모펀드와 관련해 환매중단이 연이어 발생하며 사모펀드 시장에 위기감이 고조됐다. 특히 사모펀드를 판매하는 증권사 등 금융투자회사들의 리스크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한국투자증권에서 판매한 개인 간 거래, P2P 대출 업체 연계 사모펀드가 환매 중단되면서 투자자들이 법적 대응에 나섰다. 불완전판매에 따른 사기 의혹과 펀드를 만드는 과정에서 한투증권이 개입했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옵티머스자산운용이 공공기관 매출채권 사모펀드에 대한 환매를 18일 중단했다. 한국투자증권으로서는 악재가 엎친데 겹친 격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팝펀딩의 문제점을 사전에 알았던 부분은 전혀 없으며 판매사로서는 운용에 개입한다거나 관여를 할 수가 없는 구조"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 분당PB센터장이 주요 고객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는 '회사 리스크부서의 혹독한 점검을 받았다', '리스크부서 직원이 직접 방문 검사를 거쳤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투자증권이 팝펀딩의 부실 가능성에 대해 미리 알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이런 문제를 알고도 상품을 판매했다면 사기에 해당하며, 몰랐다면 관리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것이 투자자들의 주장이다.

판매사가 운용사의 펀드 설정에 개입하는 불법 행위, 이른바 'OEM 펀드' 의혹도 제기됐다.

센터장이 보낸 같은 메시지에는 '제가 만들어 우선권이 있다' 또, 투자자와 담당PB와의 녹취록에 따르면 PB가 "팝펀딩과 다른 펀드 구성 계획을 잡았으나 본사에서 이를 막고, 홈쇼핑은 통과돼서 추가로 나왔다"라고 언급했다. 이 때문에 두 회사가 설정부터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팝펀딩 연계 사모펀드 피해자대책위원회’는 펀드 가입 당시 판매사인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사모펀드 위험성에 대해 안내받지 못했고 계약서 작성이나 투자성향 분석 절차 등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들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한국투자증권은 불완전판매 혐의를 받게 된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이 같은 피해자들의 주장과 의혹 제기에 대해 부정했다. 본지의 서면질의에 “당사는 펀드 판매사로, 해당 펀드의 운용에 개입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운용 관련부분은 팝펀딩 등 관련업체 검찰 조사 중으로, 결과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당사는 투자자의 자금 회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옵티머스자산운용은 18일 공공기관 매출채권 사모펀드에 대해 판매사인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에 400억원 규모의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채권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만기 상환이 어렵다고 통보했다. 사모펀드가 투자자들에게 제시한 우량 채권이 아니라 부실한 채권에 투자한 뒤 돈을 빼돌렸다. 지난 2년 동안 펀드 명세서까지 조작해 판매 증권사들을 감쪽같이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라임 펀드와 비슷한 사기 사건으로 피해 규모는 5000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중 NH투자증권이 4300억원, 한국투자증권이 30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