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왼쪽부터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구현모 KT 대표 (우리금융그룹 제공)
사진 = 왼쪽부터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구현모 KT 대표 (우리금융그룹 제공)

[데일리그리드=김호성 기자] 우리금융그룹과 KT가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이 결합한 '핀테크 동맹'을 강화하면서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뉴스1이 보도했다. 특히 우리금융과 KT가 각각 보유한 금융, 통신 분야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금융ICT 융합 서비스를 선보이는 '마이데이터' 사업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과 KT는 '디지털금융 전문기업' 설립 실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금융 고위관계자는 "우리금융은 은행, 카드 등 금융권 빅데이터 등을 확보하고 있고 KT는 통신, 부동산, 유통 등 비금융 데이터를 폭넓게 확보한 사업자로 양사가 협력한다면 빅데이터 사업분야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합작회사 설립을 포함한 공동 마케팅, 공동 영업 등을 폭넓게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KT 고위 관계자도 "아직 논의 초기단계이긴 하지만 양사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협력에 관한 실무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양측은 지난 7월말 '금융·ICT 동맹'을 표방하며 전략적 제휴를 맺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표방되는 지능화 및 디지털 전환 가속화에 따라 금융과 ICT 분야의 벽이 허물어지면서 금융과 ICT를 융합한 신사업 발굴 및 이를 위한 공동 마케팅을 위한 포석이다.

이후 구체적인 제휴 방안이 논의되는 과정에서 합작회사 설립까지 협력 범위가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양사가 직접 투자금까지 내놓는 합작법인 설립은 가장 수위가 높은 제휴 모델이다.

합작회사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양측이 자본금을 분담하고 지분을 공동 소유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과 ICT가 결합된 디지털금융전문기업 '핀크'는 인터넷전문은행과는 또 다른 형태로 디지털 금융 서비스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과 KT가 설립하게 될 신설법인 역시 핀크를 벤치마킹한 형태의 디지털 금융서비스 제공이 주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예를 들어 예적금, 해외송금, 카드, 보험 상품 등을 출시하고 공동 마케팅을 하는 것은 물론, 우리금융그룹과 KT가입자 등을 대상으로 한 특별금리 상품이나 전용 요금제 개발 등 신상품 출시도 이뤄질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신설 합작법인은 최근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금융ICT 분야 '마이데이터 사업'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법인 설립과 함께 금융위원회에 마이데이터 사업자 승인신청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데이터란 각 공공기관이나 기업 등에 분산돼 있는 자신의 개인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동시에 이를 활용해 신용도 관리나 자산관리 등에 능동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사업 분야다. 정부가 지난 2018년 데이터경제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마이데이터 사업을 마련했으며, 현재 금융위원회가 사업자 승인 신청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우리금융과 KT의 마이데이터 사업자 승인 신청이 접수된 것은 아니지만 업계에 그 같은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마이데이터 사업 자체가 ICT 기술을 활용한 융합 빅데이터 사업인 만큼, 신청이 접수된다면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우리금융과 KT는 전략적 제휴를 맺으며 "양사가 금융과 통신 분야에서 축적한 데이터와 노하우를 활용해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면서 "디지털뉴딜과 데이터경제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융합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양사의 역량을 결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양사는 공식 답변으로 "금융ICT 협력을 위한 실무 논의가 진행 중인 것은 맞다"면서도 "아직은 논의 초기 단계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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