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 중간보고에서 '경제성 없다' 판단... 3년 넘게 묵묵부답
한빛원전 배수구 주변 저서동물 개체수 현저히 줄어
백서에서 "원전 민원은 경제적 혜택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기대 심리"

[2017년 5월, 한수원(한빛원전)과 영광군의 한빛원전 온배수열 활용사업 업무협약식 사진 출처 영광군]
[2017년 5월, 한수원(한빛원전)과 영광군의 한빛원전 온배수열 활용사업 업무협약식 사진 출처 영광군]

[데일리그리드=강성덕 기자] 한수원이 한빛원전에서 배출되는 온배수로 어업인들의 피해 지원과 함께 지역경제에 기여하겠다는 사업계획이 중도포기 상태다.

한수원은 최근 전남 영광군의 추진 여부에 대한 요청에 이렇다할 입장 표명 없이 지자체와 관련 주민들의 기대를 3년 넘게 지연하는 듯한 모양새다. 
  
한국수력원자력 한빛원전에서 배출하는 온배수 활용 타당성 중간용역 결과, 경제성이 없어 사실상 추진 중단으로 알려졌다.

한수원이 2017년 7월, 전남 영광군 재난상황실에서 용역 중간보고회를 개최한지 3년 넘어서야 결론에 도달한 셈이다.

영광군이 이 사안에 대해 가장 최근 접촉한 것은 지난 2월 경, 군 관계자의 추진 여부 질문에 한수원 측은 가타부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017년 9월, 용역 중간결과에서 한수원 한빛원전 온배수로 지역난방이나 단순 폐열을 이용한 신재생에너지 추진 계획이 정부나 관련기관 검토과정에서 경제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 용역의 명칭은 '한빛원전 온배수열 생산/공급/사용단지 사업 기본계획 및 타당성 검토 용역'으로 그 해 9월에 마무리됐다. 이 용역은 약 1억6천만원을 들여 단국대와 에너지관리기술(주)가 맡아 조사했다. 

충분한 사전검토없이 온배수를 이용한 폐열로 지역난방 등 야심차게 설정했던 목표와는 달리 용두사미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빛원전 온배수에 대한 영향권이 축소·보고되는 등 부정적 측면이 여전히 제기되는 가운데 온배수로 인해 저서동물 개체가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보고가 한수원 백서에 의해 밝혀졋다.

한수원 백서(2016년 판)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한빛원전 주변 해양 저서동물(연성저질) 현황이 '11년 당시 ㎡당 744개체였던 저서동물은 '12년에는 107개, '13년 159개, '14년 174개체에서 '15년에는 170개체로 급격히 줄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고리원전 해양은 '11년 860개체에서 '15년 673개, 월성원전 914개체에서 626개, 한울원전 1555개체에서 1,832개체로 평균출현개수에 큰 차이가 없었다.[출처 원전주변 일반 환경조사 및 평가보고서]

해양수질의 변화도 큰 차이를 보였다. '11년부터 '15년까지 한빛원전의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은 2.29mg/L에서 1.59mg까지 떨어졌다. 용존무기질소(DIN)는 0.20mg/L에서 0.06mg까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 2017년 5월 경, 한빛원전이 온배수로 키운 어류를 방류하고 있다.
지난 2017년 5월 경, 한빛원전이 온배수로 키운 어류를 방류하고 있다.

 
한수원은 온배수 영향에 대해 배수구 근처 온배수로 인해 다른 지역보다 다소 온도가 높긴 하지만 부정적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는 입장을 강조해 왔다. 오히려 임계수온 내에서 수온이 적당할 경우 어폐류 등의 성장이 좋아지고, 산란이 빨라진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원전 건설 및 운영에 따른 지역주민들의 민원 유발은 경제적 혜택을 요구하는 기대심리라고 분석했다. 민원 발생의 배경도 원전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때문이라고 했다.

한수원이 꼽은 원전 민원 유형별 분류에 따르면 건설공사로 인한 각종 환경피해부터 온배수 피해 조사 및 보상 요구, 마을회관 등 지역 인프라 구축, 특산물직판장 등 소득증대사업, 지역주민 우선 고용등 지역주민 혜택을 우선시하는 사업이라고 명시했다. 

[출처 한수원 백서]
[출처 한수원 백서]

24일, 영광군 관계자는 한빛원전 폐열 활용 용역에 대한 중간보고에서 "일단 지역난방은 어렵고 화훼단지나 양식장 접근은 가능한데 신재생에너지 활용이 선제되야 가능하다. 한수원이 발주하고 군에서 협조하고 있지만 정부에서 REC(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가 안되고 있다. 전적으로 사업성이 떨어진다. 단순 폐열 이용만으론 (추진이)어렵다. (한수원에) 몇번을 물어봐도 딱 부러지게 어떻게 하겠다거나중지하겠다 등의 말은 안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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