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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같은 아빠, 친구 같은 자녀
친구 같은 아빠, 친구 같은 자녀
  • 박선호 기자
  • 승인 2015.05.07 1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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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들 위주의 육아와 교육은 조금 낯 설은 이야기

매일 야근과 회식이 줄을 잇는 평범한 직장인 아빠들이, 육아와 아이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아이들을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아빠로 바뀔 수 있을까?
아빠들의 육아와 교육에 대한 관심이 늘어가고 있지만 아직 우리에게 아빠들 위주의 육아와 교육은 조금 낯 설은 이야기이다
그 낯설음을 줄이기 위한 고군분투, 그리고 그 과정과 결과들의 이야기! 파파스토리는 항상 그 이야기들을 찾아내어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 호에는 자녀들을 위해 작지만 특별한 노력들을 쌓아가고 있는 김봉하 아빠의 이야기를 담아보았다.

파파스토리 독자들을 위해 짤막한 자기소개 및 아빠로서의 자랑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2004년 어여쁜 아내 윤지은과 결혼해서 아들 동윤이(10살), 딸 채윤이(8살)와 알콩달콩 살아가는 아빠구요, 에이스생명 계약심사팀에서 일하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사실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아빠로서 자랑거리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예전에는 일과 야근, 술자리로 인해서 항상 늦게 들어오는 남편이자 아빠였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주변을 돌아보니 ‘이제 조금 있으면 아이들이 나랑 같이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때가 오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때부터 아이들과 같이 있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신기한 것은 일이 줄거나 야근이 줄어든 건 아니지만 자녀와의 시간을 늘리려 노력을 하면서 자연스레 늦게 들어오는 시간도 줄어들더라고요. 일도 빨리 끝내려고 항상 노력하게 되고, 개인적으로 운동을 좋아해서 퇴근 후 운동을 했었는데, 요즘에는 빠른 귀가를 위해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럼 자녀들과의 시간에는 보통 무엇을 하면서 보내는지요?
제가 운동을 좋아하니 자연스럽게 같이 운동하는 시간이 가장 많아요. 단순한 캐치볼부터 스노우보드, 수영, 인라인 스케이트, 자전거 등 자녀들이 원하는 것을 물어보고, 원한다면 같이 가르치고 배우며 시간을 즐깁니다. 요즘에는 채윤이까지 온 가족이 함께 한강까지 자전거를 타고 다녀오기도 해요. 실내에서는 부루마블 같은 게임을 같이하는 시간도 많은데, 결국 무엇을 해야 한다 보다는 아이들과 가급적 많은 시간을 같이 하는 것, 그것이 정도[正道]라고 생각합니다.
무엇을 하든지 아이들과 시간을 많이 갖다보면 아이의 눈빛을 읽을 수 있고, 아이들도 아빠의 눈빛을 읽을 수 있어요. 아이들이 부모와 이야기하는 것을 꺼리는 시간이 올 수도 있는데, 어쩌면 지금이 그 시간을 잘 넘기기 위해 다지는 기간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에 아버지회라는 모임이 있는데, 아빠들이 모여서 항상 아이들과 어떻게 시간을 보낼지 이야기하고 계획해요. 그 모임에서 자녀들과의 시간을 위한 중요한 모티브를 주고 있습니다.

 

 

아버지회는 처음 들어봅니다. 아버지회 이야기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주세요.
제가 알기로 전국 학교에 공식적으로 등록된 아버지회가 있는 학교가 8개 정도라고 해요.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서울 전동초등학교가 그 중 하나입니다. 학교 공식 학부모 모임인 '마마앤 파파스'에 속하면서도 순수 아버지들의 자치 모임 성격도 가지고 있습니다.
연회비도 내고, 모바일 모임 밴드도 운영하고, 한 달에 한 번 만나서 각종 이야기의 꽃을 피웁니다. 모이면, 이번에는 아이들과 무엇을 할까 같이 고민해요. 일명 떼캠이라고 같이 캠핑도 가고, 등산도 가죠. 공식 학교 행사로 매년 5월이면 온가족 걷기대회도 개최합니다.
야구와 비슷한 티볼대회도 아버지회가 주축이 되어서 진행되기도 하구요. 처음에는 아빠들이 모여서 술만 먹는 모임이 아닐까 하는 의심의 눈초리도 있었지만, 아빠가 참석 후, 1년만 지나면 엄마들이 먼저 이 모임 참석을 적극적으로 지지해 줍니다. 각종 학교 행사에 아빠들이 참석하니까 아이들의 자부심도 커지구요.

그렇다면 아버지회는 주로 사업하시는 분들이나 교사처럼 시간의 여유가 있으신 분들 위주 아닌가요?
절대 아니에요. 보통 월요일 저녁에 20명 내외가 모이는데, 70% 정도가 저와 같은 직장인들입니다. 아이들의 교장선생님도 1년에 두세 번 정도 참석하시긴 하시지만 순수하게 보통 아빠들의 모임입니다. 저처럼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어떤 방법이 있을까 고민하는 분들이 나오는 거죠.
같은 동네 사람들이다보니 어떤 분은 자녀들이 초등학교를 졸업했는데도 나오시기도 하세요. 그래서 지금은 전동초등학교 아버지회만 운영되고 있는데 지금의 아이들이 자라서 중학교에 가면 중학교 아버지회도 만들어지지 않을까 해요!

자녀를 위해 시간을 내려고 노력하는 파파스토리 아빠들에게 꼭 들려드리고 싶은 말씀은 무엇이 있을까요?
우선은 등교시간 교통봉사는 꼭 해보라고 권해드리고 싶어요. 보통 아빠들은 자녀들이 잠을 잘 때 출근하거나, 현관에서 나가는 자녀들의 모습만 보게 되는데, 한 번이라도 아이들이 등교하는 모습을 보면 무언가 얻는 게 있습니다. 뿌듯함도 있고, 위험하게 신호를 무시하고, 뛰고, 장난치며 등교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아빠들이 해야 할 역할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죠.
아이들은 보통 엄마와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 아빠와의 시간도 쌓여야 합니다. 아빠와의 시간이 쌓여야 서로 눈빛을 읽을 수 있게 되고, 원하는 것을 서로 알 수 있고, 비로소 친구가 될 수 있어요. 예전에는 몰랐는데 이제 자주 보고, 이야기하고 같이 시간을 많이 보내 보니 아이들이 자라는 것이 보입니다.
그리고 혼자 시작하는 것이 어렵다면 같은 동네 학부모들과 아버지 모임을 시작하면 어떨까요? 술 모임으로 시작하더라도! (웃음)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아빠, 그 시간의 소중함
모두가 꿈꾸는 친구 같은 아빠, 친구 같은 자녀 관계를 원한다면 김봉하 아빠의 말이 옳다. 결국 많은 시간이 쌓여가야 한다. 일주일에 하루만이라도 일찍 퇴근하자! 아이들과 한 시간만이라도 온전히 아빠와의 시간을 갖도록 하자!
이제 곧 아빠가 원해도 아빠와 같이 할 수 있는 시간이 우리 아이들에게 없어지는 시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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