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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통죄 폐지, 간통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간통죄 폐지, 간통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 임세준 변호사
  • 승인 2015.06.10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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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사무소 힐링 임세준 변호사의 법률이야기

▲ 임세준 변호사
간통죄가 최근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에 의하여 폐지되었다. 

예전에 헌법재판소는 간통 및 상간행위를 처벌하는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4차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하지만 최근 2015년 2월 26일 재판관 7:2의 의견으로, 간통 및 상간행위에 대하여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한 형법 제241조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선고한 것이다.

간통죄의 역사를 살펴보면, 동서양을 불문하고 ‘여자’만을 처벌하는 법이었다고 한다. 근대에 와서 남녀평등 사상이 등장하자 각국이 남녀불평등한 간통죄를 폐지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우리의 형법 제정과정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즉, 해방 후 형법 제정 논의 과정에서 남녀평등 추세에 맞추어 여자만 처벌하는 간통죄 자체를 규정하지 않는 쪽으로 하려고 하였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아예 남편도 처벌하면 남녀가 평등하지 않겠냐는 쪽으로 형법전에 들어가 버렸다.

당시에도 세계적인 추세는 간통죄 자체를 없애는 쪽이었는데, 해방 후 형법을 제정할 때에 가정을 형벌로 지키자는 입장 때문에 오히려 처벌범위가 넓어지게 된 것이었다. 이후 60여 년간 우리 국민은 자신의 성적 자기 결정권도 국가의 형벌에 의해 제한받게 된 것이었다.

드디어 헌법재판소는 사회 구조 및 결혼과 성에 관한 국민의 의식이 변화되고,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다 중요시하는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간통행위에 대하여 이를 국가가 형벌로 다스리는 것이 어렵다고 보았다. 또한, 헌법재판소는 혼인과 가정의 유지는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지와 애정에 맡겨야지, 형벌을 통하여 타율적으로 강제될 수 없다고 하였다.

오히려 간통죄가 유책의 정도가 훨씬 큰 배우자의 이혼수단으로 악용되거나 일시 탈선한 가정주부 등을 공갈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결국 헌법재판소는 간통죄를 처벌하는 형법이 국민의 성적 자기결정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시하여, 간통죄를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하였다.

하지만 형법상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지, 간통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간통은 민법상 이혼사유인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에 해당되어서 이혼청구를 당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혼소송 중에는 간통까지는 아니어도 문자메시지 등만으로도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에 해당된다고 하여서 이혼사유가 성립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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