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크리에이터 박세경 이사의 뷰티칼럼

필자는 얼마 전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사촌의 결혼식에 참석차 미국에 다녀왔다. 수많은 결혼식을 가보았지만 미국에서의 결혼식 참석은 처음이라 호기심과 기대가 있던 차였다.
이미 몇 개월 전부터 결혼날짜를 알리는 안내장이 우편으로 도착했고, 참석과 불참을 확실히 알려야 한다고 해서 필자는 바로 두 아이들과 참석함을 알렸다. 내심 한국에서는 그즈음에 개인적 상황에 따라 불참하거나, 축의금만 보내거나, 혹은 얼굴만 비치고 나오기도 하는데 조금은 유별스럽기도 하다고 생각했었다.
막상 미국에 도착하니 식 전날 호텔에 체크인하고 결혼식 다음날 체크아웃으로 예약이 되어있었다. 2박이나? ‘결혼식 끝나고 저녁에 가면되는데?’라고 생각했는데, 전날 결혼식 리허설은 가족들이 꼭 함께해야하고(딸이 화동을 하게 되어 그러려니 했다), 끝나면 양가 저녁식사가 있어 의상을 갖춰 입어야한다고 한다. 그리고 결혼식 날 늦게까지 파티를 한다고 해서 한국에서의 뒤풀이를 생각하고 친구들만 참석 하겠구나 했다.


점심시간 후 야외결혼식의 리허설이 진행되었고 신부, 신랑들러리들 또 양가 가족들이 함께한 연습은 한국에서 30분 만에 끝나는 결혼식보다 더 진지했고, 모두들 즐기는 분위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날씨가 좋은 야외에 피크닉을 나온 것 같은 기분을 들게 했다.
연습을 끝내고 예약된 레스토랑으로 이동해 양가 직계가족들, 들러리들과의 식사 자리가 이어졌다. 사실 한국에서는 식장에 가서 사돈댁 친척들을 만나도 누가 누군지 몰라서 어색하게 인사만하는 정도인데 결혼식 전날 식사를 하며 소개도하고 얘기도 나누니 훨씬 친근한  생각이 들었다.
결혼식 날, 예식 시작 전 돌아본 reception장은 방명록 옆에 네임카드가 있었고 테이블넘버가 적혀있었다. 그 순간 귀빈 대접을 받는 기분이 들었고 그렇게 결혼식이 시작되었다. 하객들은 야외에 준비된 의자에 앉았고 신랑과 신랑의 어머님을 시작으로 두 명씩 음악에 맞추어 리셉션을 했던 레스토랑에서부터 입장을 시작했다. 다음은 들러리 커플 한 팀씩, 그리고 화동들, 마지막으로 신부의 아버지와 신부입장. 입장에만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고 그 모든 입장을 바라보는 하객들은 무한감동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결혼식이 끝나고 reception장으로 들어와서 양가 부모님의 인사와 축사, 친구들 대표의 축사가 이어졌고 디제이가 음악을 틀기 시작하자 reception장 옆에 조명이 켜졌다.
그곳은 댄스플로어. 신랑과 신부의 어머니 블루스를 시작으로 신부와 신부의 아버지가 블루스. 주인공도 울고 하객들도 우는 상황에 이어 댄스 뮤직과 함께 모든 하객들의 댄스타임. 잘 모르는 하객과도 인사하며 술 한 잔의 힘을 빌려 즐거운 시간들이 밤까지 계속되었다. 이래서 2박 이었구나 했다. 또 그 옆에는 스티커사진 공간이 있어서 하객들이 섞여서 재미있게 사진을 찍었는데, 모든 데이터는 신랑신부에게 CD로 만들어 선물로 준다고 했다.


결혼식 전 리허설과 결혼식에 참가하면서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객으로서의 참석만을 생각하고 왔다가 진정으로 결혼식을 즐기게 되어 너무 많은 감동을 받았다. 식을 올리는 행사가 중요한 게 아니고 진정으로 본인들과 하객들이 즐길 수 있는, 그리고 결혼의 의미를 되새기며 축하 할 수 있는 결혼문화가 한국의 결혼문화와 오버랩 되며...
 ~척, ~체, ~양으로 가득 찬 한국의 결혼문화가 치레보다는 의미에 중요함을 두고, 진심으로 축하하고 축하받을 수 있는 결혼식 문화로 변화했으면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 박세경 이사

 

 

 

 

 

 

박세경 이사
메르시 세종 마케팅 총괄이사
토탈웨딩 디렉터
메이크업 및 이미지 메이킹 강의
토탈 웨딩기획 강의
 

박세경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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