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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삿갓】 '윤석열 징계' 끝내 불발···법과 원칙 선택한 사법부

김대은의 새롬세평(世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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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삿갓】 '윤석열 징계' 끝내 불발···법과 원칙 선택한 사법부
  • 김대은
  • 승인 2020.12.25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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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文 레임덕 빨라지나 -
'윤석열의 무리수 징계' 끝내 불발
'윤석열의 무리수 징계' 끝내 불발

 

법원이 24일 밤 윤석열 검찰총장의 정직 2개월 징계 집행정지를 결정, 윤 총장이 총장직에 복귀했다.

이날 결정으로 윤 총장은 바로 업무에 복귀해 내년 7월까지 임기를 사실상 채울 수 있게 된 반면 사의를 표명한 추 장관은 홀로 자리에서 물러날 처지에 몰리게 됐다.

이번 징계위는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을 강조했고, 추 장관도 이를 위해 검사징계위원회를 2차례나 미룰 만큼 신경을 썼지만 징계위 구성에서부터 잡음이 터져 나왔고, 결국 법원은 징계 처분 절차 중 징계위원 기피 신청에 대한 의결 과정에 결함이 있었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가장 쟁점이 됐던 이른바 '판사 사찰' 문건에 대해 재판부는 "해당 문건이 악용될 위험성이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부적절하고 차후 이와 같은 종류의 문건이 작성되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된다"면서도 "이 부분이 징계사유가 되는지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이 사건 재판부 분석 문건의 구체적인 작성 방법과 경위에 대하여 본안에서 추가적인 심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한 윤 총장의 '퇴임 후 봉사' 발언 등이 정치적 중립 위반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정치적 중립에 관한 부적절한 언행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징계위의 윤 총장 징계에 대해 문 대통령까지 나서서 재가하며 사법부에 전방위적 협박을 시도했지만, 사법부는 법과 원칙을 선택했다.

법조계에서는 올해 초부터 1년간 이어진 '추-윤 갈등'에서 추 장관이 판정패했다라는 해석이 나왔었다.

이제 징계 결정이 불법·부당하다는 결론이 나왔으므로 추 장관과 문재인 대통령으로선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검찰개혁을 내세워 윤 총장을 찍어내려 했던 추 장관은 온갖 무리수를 두고도 완패해 명분과 실리 모두 잃어버렸다.

윤 총장이 제기한 정직 2개월 집행정지 신청에서 법률상 피고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지만 문 대통령이 윤 총장 징계안을 재가하면서 정치적으로는 문 대통령과 윤 총장 간 대결로 '판'이 커져버렸다. 문 대통령이 지난 16일 윤 총장 징계안을 재가한 시점부터 '추 장관vs 윤 총장' 간 갈등이 아닌 '문 대통령vs 윤 총장'의 대결로 비춰지고 있고 최근 들어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문 대통령의 지지율 이탈이 심각한 가운데 검찰 개혁의 명분까지 흔들리면서 집권 후반기 국정 운영의 동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여기에 법무부가 징계의 타당성을 강조하기 위해 내세웠던 근거가 '부메랑'으로 돌아오면서 문 대통령이 짊어져야 하는 정치적 부담 또한 커졌다.

청와대는 윤 총장 징계는 문 대통령의 뜻이 아니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청구한 징계를 재가한 것뿐이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궁극적 책임은 문 대통령이 질 수밖에 없다.

징계를 밀어붙여 검찰의 독립성을 훼손한 추 장관은 책임을 지고 당장 물러나야 하며, 이번 징계에 관여한 법무부·검찰 관계자와 징계위원들도 직권남용 논란 등에 대해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또한, 징계를 재가한 문재인 대통령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 책임을 회피하면 국정 지지 추락에 따른 조기 레임덕 사태를 막기 어려워진다.

이날 법원의 판결은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이 정치적인 이해관계로 밀려나는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며, 흔들리던 법치주의와 검찰의 독립성·중립성을 되살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법원의 판결을 겸허히 받아들여 추 장관을 즉각 경질하고 대국민 사과부터 해야 한다. 대통령도 법 아래 있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