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의사결정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사외이사가, 국내에서는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권력기관 출신들로 구성돼 있어 이른 바 ‘방패막이’ 용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30대그룹 사외이사 중 관료 출신은 235명으로 전체 38.6%에 달했으며, △법조 △국세청 △공정위 △감사원 등 4대 권력기관 출신에 집중됐다.

최근 재벌닷컴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10대그룹 소속 상장사에서 올해 신규 또는 재선임 예정인 사외이사 140명 중 정부 고위 관료 출신이거나 국세청, 금감원, 판·검사, 공정위 등 ‘권력기관’ 출신 인사는 전체의 43.6%인 61명이었다.

출신별로 보면 전직 장, 차관 16명을 포함해 정부 고위 관료 출신이 28명이었고, 검사와 판사 출신이 17명, 국세청 출신이 7명, 금감원 출신이 6명, 공정위 출신이 3명이었다.

특히 전직 장관 출신이 8명에 달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국정기획 수석을 거쳐 고용노동부 장관과 기획재정부 장관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박재완 전 장관은 삼성전자와 롯데쇼핑 등 2개사의 신규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박봉흠 전 기획예산처 장관(삼성중공업), 권도엽 전 국토해양부 장관(GS건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두산인프라코어), 김경한 전 법무부 장관(한화생명), 김성호 전 법무부 장관(오리콤)도 10대그룹 계열사 신규 사외이사로 영입됐다. 김성진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이귀남 전 법무부 장관은 삼성증권, (주)GS의 사외이사로 재선임됐다.

그룹별로 권력기관 출신 인사들의 비율을 보면 롯데그룹이 올해 신규 또는 재선임한 사외이사 19명 중 63.2%인 12명이 전직 장관 등 권력기관 출신들이 차지해 10대그룹 중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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