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와의 최종 대국에서 또 다시 패배했다. 이 구단은 2승 도전에는 실패했지만 원 없이 즐겼고 후회도 없다고 밝혔다.

이 9단은 초반 급전을 피하며 판을 이끌었지만 중반 이후 미세하게 불리해진 형세를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패배하고 말았다.

대국 초반엔 바둑판 주변에 강력한 포석들을 쌓으며 기선을 제압했다. 초반부터 실리를 챙기겠다는 이세돌 9단의 의중을 파악이라도 한 듯, 알파고는 하나하나 안정적으로 응수하면서 중앙에 큰 세력을 형성했고, 경기 중반 흐름을 자신의 쪽으로 바꿔놓았다.

미세하게 열세였던 이세돌 9단은 막판 초읽기에 몰리는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대역전극을 노렸지만 결국 승부는 280수 만에 알파고의 불계승으로 마무리됐다.

대국에서 흑을 선택한 이세돌 9단은 좌변에 양 화점을 차지한 알파고에 맞서, 우변에 양 소목을 두며 초반에 실리 작전을 전개했다.

특히  이 9단은 우하귀에서 펼쳐진 초반 전투에서 알파고의 응수타진에 정확히 수를 두면서 40집이 넘는 큰 집을 만들었다. 이떄까지 집으로 앞섰다.

이에 알파고는 우하귀에 큰 집을 내주는 대신 우변과 상변에 걸쳐 큰 세력을 형성했다. 이 집을 부수기 위해 이세돌은 좌상귀에 어깨 짚는 수로 삭감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알파고는 상변에 최소한의 집만 내주며 중앙과 우변에 걸쳐 큰 집 모양을 형성했다. 이때부터 형세는 미세하지만 알파고가 조금 앞서는 형국이 됐다.

중반 이후 국면이 여의치 않자 이 9단은 좌하귀 백의 집 모양을 깨기 위해 화점 밑에 붙여 가는 승부수를 뒀지만 알파고가 침착하게 대응하면서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이후 이 9단은 후반 좌변 접전에서 바꿔치기를 하는 등 마지막까지 여러 차례 승부수를 걸어봤지만 중반 이후 불리했던 형세는 결국 변화하지 않았다. 바꿔치기 결과서도 이 9단이 다소 손해를 봤다.

이번 대국에서 가장 긴 5시간 대혈투를 마친 이세돌 9단에겐 격려의 박수가 쏟아졌다. 이 9단은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었는데, 패했다는 건 저의 부족함이 다시 드러났다. 다만 후회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알파고는 대국 중 시간을 쓰면서 시간 연장책으로 사용한 수들이 공배를 매우는 등 초급자들이 범하는 실수를 연이어 두는 등 상식 밖의 수를 두면서 인공지능의 한계를 여러번 드러냈다.  다만 승기를 놓지지 않는 끝내기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는 평가다.

조남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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