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시각·공간지능 등 5개 분야 집중 육성…AI SW 개발자 등 전문인력 양성

정부가 최근 구글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 간의 대국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인공지능(AI) 기술 개발과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해 향후 5년간 1조원에 예산을 투자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민·관(民官)이 함께 연구 역량을 집중할 수 있도록 이르면 올 상반기에 민간 기업들이 주도하는 '지능정보기술연구소'를 설립한다. 여기에는 삼성전자·LG전자·현대자동차·SK텔레콤·KT·네이버 등 6개 기업이 우선 참여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오후 청와대로 AI 및 소프트웨어(SW) 관련 기업인과 전문가 20여명을 초청해 ‘지능정보사회 민관합동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는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진형 SW정책연구소장과 김대식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지능정보산업 발전전략’을 공개하면서 정부가 연구개발, 전문인력 확충, 데이터 인프라, 산업 생태계, 융합산업 육성 등에 향후 5년(2016~2020년)간 총 1조원을 투자한다. 2조5000억원 이상의 민간 투자도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민·관이 함께 국가 연구 역량과 데이터를 하나로 결집할 기업형 연구소 형태의 지능정보기술 연구소를 설립하기로 했다.

전자제품 제조사인 삼성전자·LG전자,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과 KT, 네이버, 현대자동차 등 6개 기업이 연구소 설립에 참여하기로 했다. 연구소는 참여 기업들이 30억원씩을 출자해 총 연구인력 50명 안팎의 규모로 문을 열 전망이다.

미래부가 정부 출연 연구소 형태가 아닌 민간 연구소 형태로 연구소를 설립하는 것은 출연연이 급변하는 기업 수요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태생부터 민간 공동 투자 형태로 시작해 산학연을 ‘일체화’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최 장관은 "연구소는 민간기업이 출자해 설립·운영하면서 정부가 플래그십(대표) 프로젝트 등 핵심 연구개발(R&D) 추진을 위한 연구비를 지원하는 형태로 운영된다"며 "연구소의 역할은 지능정보기술의 R&D와 사업화, 지능정보산업을 위한 데이터 결집·협업 등으로 핵심 지능정보기술을 확보하면서 이를 산업 분야에 상용화할 응용기술 연구도 병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언어지능, 시각지능, 공간지능, 감성지능, 요약·창작지능 등 5개 분야 지능형 소프트웨어 개발을 플래그십 프로젝트로 정해 집중 연구한다. 응용 분야 외에 지능정보기술 발전의 기반이 될 수퍼컴퓨터, 신경칩, 뇌과학·뇌구조, 산업수학 등 기초학문 분야에 대한 연구도 정부가 지원할 예정이다.

정부는 언어·시각·공간·감성지능, 스토리 이해·요약 등 연구를 플래그쉽 프로젝트로 지원해 세계 지능정보기술 시장 선점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연구소를 중심으로 데이터 인프라 구축도 진행된다. 정부·기업·연구소 등이 각각 구축한 데이터의 공유·이용을 촉진해 세계 최고 수준의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다. 의료·문화·금융 등 분야별 국내 민간·정부가 보유한 데이터 관련 정보를 알려주는 데이터 소재 정보 서비스를 추진하고 언어·시각·감성 등 지능 분야별 연구용 데이터 베이스, 전문가 시스템 개발 지원을 위한 전문지식 DB(의료·법률·특허 등)를 구축해 공개할 계획이다.

아울러 컴퓨팅 자원, 지능정보 SW(언어·시각지능 등), 전문지식 DB를 활용한 전문가 시스템 등 산업 인프라를 갖추고 이를 벤처기업 등에 제공한다. 코리아 IT(정보기술) 펀드(KIF) 등을 활용해 지능정보기술 분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지원에도 나설 계획이다.

한편 이날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과학기술 정책 현안을 논의하는 과학기술전략회의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신설하는 과학기술전략회의 구성과 기능은 관련 분야 민간 전문가와 관계 부처 공무원 등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핵심 과학기술 정책과 사업, 부처 간 의견 대립 사안에 대해 톱다운 방식으로 전략을 마련하면서 우리 연구개발(R&D) 시스템의 근본적 혁신을 이룰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남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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