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잭 도시의 첫 트윗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유행시킨 트위터가 3월 21일로 서비스 개시 10주년을 맞았다.

트위터는 진출 초기 미디어 기능을 갖고 소통 매체로 인정받으면 국내서 크게 확산됐다. 트위터의 속보성과 확산성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2010년 태풍 곤파스가 꼽혔다. 태풍으로 인한 피해를 목격한 이용자들이 트위터를 통해 재난 현장을 신속하게 전하면서 구조와 수습이 필요한 지역에 대한 조사와 집계가 빨라졌고, 피해 현장 인접 주민들의 2차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다.

2011년 공식 한글 서비스가 시작되어 이용자들이 보다 쉽게 트위터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국내에서 트위터의 영향력은 점점 커져갔다. 2012년 싸이 ‘강남스타일’의 유튜브 25억 뷰 신화는 팔로워 3만 명을 보유한 2NE1의 한 팬이 뮤직비디오 링크를 트윗하면서 촉발됐고 글로벌 스타들을 거쳐 전세계로 입소문이 퍼져나가면서 완성됐다.

SNS를 통해 정치·사회적 의견을 표현하는 문화 역시 트위터를 통해 확산됐다. 2012년 선거관리위원회가 SNS를 활용한 선거운동을 허용하면서 4월 총선과 12월 대선에서 많은 후보들이 트위터를 통한 선거 운동에 총력을 가했고 유권자들의 수많은 의견들이 오갔다. 또한, 트위터 소통왕 하하 등 유명인들로부터 시작된 투표 인증 트윗이 유행으로 자리잡기도 했다.

브랜드와 유명인, 방송 프로그램들이 SNS를 통해 소통하는 문화 역시 트위터를 통해 정착됐다. 2013년 11월에는 아디다스코리아가 트위터를 통해 첫 광고를 집행했고, 같은 해 12월에는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MBC ‘무한도전’이 트위터 공식 계정을 생성하여 최근까지 트위터를 활용해 시청자들의 사연과 제보를 받는 프로젝트를 꾸준히 진행해 오고 있다. 또한 2014년에 우리나라를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글 트윗으로 축복의 메시지를 전해 화제를 모았다.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 아쉬운 은퇴 무대를 가진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에게 고마움을 전했던 ‘#연아야고마워’ 해시태그와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전 세계에 애도 물결을 만들었던 ‘#PrayForSouthKorea’ 해시태그는 각각 6만 3천여 건과 6백만 건의 대화량을 기록했다. 또한 2015년 열린 엠넷아시안뮤직어워드(MAMA) 관련 트윗은 860만 건으로 아시아 지역 내 뮤직 이벤트 중 가장 많은 트윗량을 기록하며 트위터가 가진 퍼블릭 플랫폼으로서의 가치를 드러냈다.

그랬던 트위터가 최근  국내서 빠르게 추락하고 시작했다. 경쟁 SNS인 페이스북을 비롯, 사진 공유에 특화된 인스타그램, 비즈니스 인맥을 찾아주는 링크드인, 문자 공유 앱인 카카오톡, 비공개 모임을 주선하는 밴드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SNS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경쟁력을 잃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트위터의 실 사용자 수는 3억 명 수준으로, 15억명의 유저를 가진 페이스북의 5분의 1 수준이다. 최근엔 인스타그램에까지 자리를 내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있다. 지난 1월에는 고위 임원들이 무더기로 퇴사해 트위터의 좁아진 입지를 엿보게 했다.  트위터는 임금을 올리거나 주식 배분까지하면서 직원 이탈을 막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트위터의 초기 가입자들이 즐길만한 콘텐츠가 별로 없다는 점이다. 담벼락에 올라온 글들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 트위터는 신규 이용자들에게 특히 외로운 서비스다.  저명 인사가 아닐 경우엔 처음 트위터에 가입하면 팔로워가 거의 없는 상태가 지속되며 누가 볼지도 모르는 공간에 트윗을 날리는 행위는 사용자들에게 외로운 일일 수 밖에 없다.

이같이 사용자들이 외로움을 느끼는 이유는 트위터가 출범 당시 ‘새로운 CNN’이 될 것이라며 SNS 보다는 미디어적인 성격을 표방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선거 등 사회적인 이슈가 있을 트위터 활용도가 매우 높았지만, 파워 유저가 아닐 경우엔 주목받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눈길을 끌 수 없는 SNS에 대한 이용률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또한 트위터에서 관련된 얘기를 찾는 것은 쉽지 않고  잘 모르는 이들의 대화에 끼어드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추천기능이 있긴 하지만 트위터에서 팔로잉할만한 사람을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이런 저런 이용자 불편 때문에 트위터 이용자는 점점 줄고 있다.

트위터도 이런 문제점을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엔 사용자 이탈을 막기 위해 뉴스편집 기능을 강화한다는 소식도 전했다. 맞춤형 뉴스 컨텐츠를 제공해서  서비스함으로써 팔로워가 별로 없는 이용자들도 재미를 느끼게 한다는 구상이다.

트위터는 또한 그동안 유지해왔던 역순 타임라인을 버리고 관심 트윗이 상단에 표시되도록 하는 기능을 도입하기로 했다. 또한 현재 140자로 제한되어 있는 글자수를 1만자까지 올리는 것 역시 검토중이란 설명이다.

이런저런 노력을 하고 있지만, 정상화에 기여할지는 미지수다. 트위터의 주가는 지난 1년간 68% 급락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매각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최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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