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어 중국도 시장은 포화상태...부품업체도 단가하락으로 적자 전환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지난 10년 호황이 이제 막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성장세가 멈춰버린 것이다. 특히 세계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과 중국의 판매 규모가 줄기 시작했다. 인도와 인도네시아, 중남미 같은 신흥시장에서도 경쟁이 심화되어 업체들이 이익을 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28일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세계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3억3460만대로 전년동기 대비 3% 감소했다. 분기 기준으로 스마트폰 출하량이 감소한 것은 SA가 시장 분석을 시작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분기 성장률은 21.1%였다.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중국 같은 대형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달하면서 판매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아이폰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해 온 애플은 최근 발표한 올해 1분기 실적에서 13년만에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줄었다.

시장분석업체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애플이 아이폰 피로증후군과 압력에 직면해있다"고 지적하면서 "1996년 모던한 스마트폰 시장이 처음 형성된 이후 처음으로 올 1분기에 글로벌 매출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발생하는 이익의 80% 이상을 독식하는 애플의 실적 감소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했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엘지는 모바일 부문 3분기 연속 손실을 기록하여 우울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전분기에 이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는 1분기에 7900만대를 시장에 공급했다. 삼성은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5.7% 늘었지만, 갤럭시S7을 새로 출시한데 따른 일시적 효과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28일 1분기 '깜짝 실적'에도 경쟁사 애플 실적 악화 등 스마트폰 산업에 대한 우려로 하락세를 보였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이번 실적을 보면 IM 부문의 기여도가  큰 것을 이해할 수 있다"며 "스마트폰 산업 전망이 어두워지면 삼성전자도 결국 힘들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주가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의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다달았다는 점이다. 중국에서 현재 사용되는 스마트폰은 9억8000만대로 보급율이 90%에 육박한다. 개인마다 스마트론을 모두 1대씩 이미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IDC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이 2.5%에 머물렀다.

미국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체된 모습이다. 고가 프리미엄폰 시장을 잡고 있는 애플의 경우, 4분기 동안 출하량 7480만대를 기록하며 최고 실적을 거뒀지만,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0.4%에 그쳤다.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되면서 부품업체들은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스마트폰 이미지 센서를 생산하는 일본 소니의 디바이스 부문은 28일 1분기 영업이익이 286억엔 적자전환했다. 소니 요시다 겐이치로는 부사장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스마트폰은 저성장 산업으로 보인다. 우리는 수요를 과대평가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국내 부품업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TSP(터치스크린패널) 기업으로 성장세를 이어가던 예스맥은 시장 경쟁 격화, 납품단가 인하 등으로 실적이 악화됐다. 지난해엔 매출액 1996억원, 영업손실 266억원으로 실적이 부진했다. 이 회사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석권한 삼성전자라는 안정적인 공급처를 기반으로 2013년에는 매출액 5564억원, 영업이익 476억원 등의 실적을 가두며 최고의 호황기를 맞았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 한계에 달하면서 부품 시장마저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며 ”실적이 좋지 않은 회사에선 최대주주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등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부품업체들이 철저한 재고관리와 단가인하 요구 등으로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면서 “부품 업체들이 중국 등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서기 사작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 LG 등의 부품회사들은 계열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새로운 시장과 먹거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렇게 해야 장기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임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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