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를 맞은 요즘, 투자수익율(ROI)이 그 어느 때보다도 IT지출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ROI에 대한 기업의 관심은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첫 번째는 경기불황을 돌파하기 위해 기업에게 수익을 직접 안겨 줄 수 있는 IT시스템에 대한 투자이다. 특히 고객정보를 담는 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통해 신속히 ROI를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업은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고객 정보를 활용해 수익을 얻기 위해 최근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데이터 분석 전문기업인 테라데이타의 이경주 부장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업의 고객 정보는 대개 IT시스템에 저장돼 있으며, 이 데이터를 저장하고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한 투자에 현재 관심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기업들이 고객 데이터에 대한 분석을 통해 수익을 능동적으로 창출해, 도입한 IT시스템에 대한 신속한 ROI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컨설팅 전문기업인 피플앤데이타의 최재성 사장은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해선 DW 혹은 데이터마트와 같은 저장소를 구축하고, 이를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며 “최근 이런 분야에 대한 고객들의 문의가 급증하고 있고, 투자도 실제로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와 같은 분석 정보시스템에 대한 관심은 비단 한국에 국한된 것은 아니며, 글로벌 차원에서도 정보를 분석할 수 있는 IT시스템인 데이터웨어우스(DW) 혹은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에 대한 투자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실제로 일부 시장조사기관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BI에 대한 투자가 세계적으로 20%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RO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경기 불황으로 대규모 IT투자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 대비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기업들의 전략적인 행보와 관련이 있다.

경기가 불황에 돌입하면서, 기업들의 돈 씀씀이를 줄이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더 대개 수억~수백억원 대의 투자비용이 들어가는 IT투자에 대한 효과를 꼼꼼히 따지기 시작했다고 관련 업계는 설명하고 있다.

한국오라클의 미들웨어 사업부 이광훈 상무는 “기업들이 IT투자를 하면서 ROI는 항상 중요한 요소였지만, 불황기에 들어서면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이는 불황기에 IT투자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거나, 비용을 절감하려는 기업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진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상무는 “ROI의 중요성은 IT예산, IT전략, IT운용 관련된 우선 순위를 결정하는 등 고객들의 IT지출과 관련된 일련의 활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같은 즉각적으로 ROI를 확보하려는 요구는, 기업들의 장기 IT투자에 대한 관심을 적게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IT서비스 업체의 한 관계자는 “최근 기업들은 즉각적인 ROI 효과를 전달하는 것을 약속하지 못하는 IT투자를 매우 신중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 때문에 기업들은 장기 관점의 투자보단, ROI를 단기에 실현시켜줄 수 있는 IT투자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IT투자가 가져다 줄 수 있는 즉각적인 ROI 효과엔 비용절감, 생산성 향상과 같은 것을 예로 들 수 있고, 특히 고객과 파트너와의 커뮤니케이션을 높일 수 있는 투자도 단기에 ROI를 확보할 수 있는 사안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데일리그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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