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앤데이타의 박세정 상무(사진)의 커리어 인터뷰를 마친 후, 정보계 시장의 남은 두 가지 트렌드에 대한 얘기를 다시 시작해야 했다.

한 사람의 이력을 듣는 일은 그가 살아온 삶에 대해 듣고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20년을 데이터 분야를 천착해온 박 상무에게선 한 가지 일에 집중해 오랜 시간을 쓴 이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공력 같은 것, 그리고 그런 공력을 바탕으로 시장의 변화를 읽고 몸소 대처하는 현명함을 읽을 수 있었다.

앞서 박 상무는 대개의 기업들은 작금에 DW(데이터웨어하우징), 데이터마트 등을 포함해서 다양한 데이터 구축과 분석을 해본 경험을 갖게 됐다고 설명한 후 DW 어플라이언스 시장을 상세히 분석했다.

그런 그는 전사적 차원의 데이터 통합을 시장의 새로운 흐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제조기업들의 경우 글로벌 차원의 DW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종전엔 공장단위 혹은 계열사 별로 독자적인 정보계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제한된 정보를 갖고 비즈니스를 결정해야 하는 한계를 갖고 있었습니다.”

이런 기업들의 DW 구축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가 하고 물었더니,

“글로벌 차원의 전사적인 DW, 즉 실질적인 EDW를 구축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단위공장, 지역 또는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정보를 하나의 큰 창고에 담아 분석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EDW 구축을 통해 기업들이 목적하는 바가 무엇인지 추가로 질문했다.

“기업의 경영이 글로벌화 되다 보니 경영진 혹은 전산담당자들이 곳곳에 흩어진 정보를 싱글뷰로 보길 원하고 있어요. 이전엔 만들어진 시기나 현업 혹은 전산팀의 요구사항에 따라 별도로 DW를 만들어 운용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다양한 규제에 대한 대응이 어렵거나, 고객의 정보를 한 눈에 보기 어렵습니다. 이런 점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글로벌 EDW 구축으로 이어지고 있어요.”

제조업 이외에 데이터의 강력한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곳은 어디인지 궁금했다.

“금융기관들 또한 전사 차원에서 데이터 통합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금융기관이 다양한 금융상품을 취급할 수 있게 한 자본시장통합법의 시행이나, 금융기관들이 지주회사 형태로 전환되면서 정보계의 통합요구가 높아졌습니다.”

통합을 통해 기업들이 어떤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를, 박 상무가 고객 관점에서 개괄적으로 설명해주었다.

“비즈니스 단위로 분산된 고객 정보를 통합하면, 고객들의 통합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기업과 연결된 한 고객의 정보에 대한 싱글뷰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런 통합 고객 정보를 바탕으로 기업은 고객에 대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확보할 수 있고, 고객들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진 탓에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통합에 대한 인터뷰는 여기까지다. 지금부터는 진짜 기술적인 얘기인 데이터 스트리밍에 대한 얘기로 화두를 옮겨본다.

“초기시장이지만, 급격히 늘어나는 데이터의 실시간 분석을 위해 벤더 및 소프트웨어 업체에서 데이터스트리밍 관련 솔루션들을 소개하고 있으며, 유수의 리서치기관에서도 ‘Stream Oriented Query Processing’이란 개념 아래 데이터스트리밍을 자주 언급하고 있습니다.”

데이터스트리밍이란, 흔히 멀티미디어 동영상처리를 위해 사용되고 있는 기반기술을 지칭한다. 박 상무는 이 개념을 기업데이터 처리방식에 접목시켰다고 보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고 조언했다.

"이 기술은 연속적으로 발생되는 데이터를 저장하지 않고, 필요에 따라 변경 및 복합처리를 하면서 지정된 타겟으로 전달하는 데이터 프로세싱 방법입니다. 따라서 지연요소를 최소화할 수 있어, 실시간 처리를 요하는 부문에 높은 활용가치가 있습니다.”

이렇게 데이터스트리밍의 개념과 가치를 설명한 박 상무는 이 기술의 향후 전망을 다음과 같이 얘기해 주었다.

“얼마 전 RTE(Real Time Enterprise)라는 패러다임이 많이 회자 되었던 시기가 있었고, 지금도 물론 기업의 민첩성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기술적으로 국한된 부분이지만, 데이터스트리밍 기능은 머지않아 시장에서 상당한 쓰임을 갖게 될 것입니다.”

데이터스트리밍 시장 전망을 매우 밝게 평가한 박 상무의 바램 또한 이 방식을 십분 활용해, 무겁고 덩치가 큰 데이터웨어하우스를 민첩하게 만들고 싶은 소망을 개인적으로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귀를 연신 쫑긋하며, 펜 대를 메모장에 쉴 새 없이 긁어대며 임한 인터뷰가 끝난 때는 더 이상 무엇을 집중해 듣고 이해하기기도 지쳐버린 때였다.

두 시간 가까이 진행된 인터뷰가 끝나자, 박상무가 몸 담고 있는 회사의 최재성 사장이 다가와 한 질문이 복잡한 머리에 다소 기쁨을 주었다.

최 사장은 얻은 내용이 있었냐며 물어왔고 이에 기자가, 설명을 이해하는데 무척 공을 들여야 했지만, DW 시장의 트렌드를 한눈에 읽을 수 있었던 의미 있었던 시간이 됐다고 대답했다.

질문 공세에 지칠 법도 했던 박 상무도 긴 시간 인터뷰에 잘 응해 주어서 고맙다는 말에 빙긋 웃었다.

<데일리그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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