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스토리지 업체들이 겪고 있는 예년 같지 않은 영업 실적 악화를 증명하듯 국내 스토리지 시장 규모가 전년보다 상당한 규모로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조사기관인 한국IDC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디스크 스토리지 시장은 전년도 반기 대비 9.6% 감소한 1,695억원 규모를 형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년도 상반기 대비 10%에 가까운 감소율은 지난 10월30일자 기사 ‘스토리지업계, 올 영업 실적 예년 같지 않다’와 무관하지 않다.

영업 전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스토리지 업계의 종사자들이 실제 겪은 체감 온도가 시장 조사기관의 조사에 앞서 사전 지표로 작용했다는 것. 

뿐만 아니라 10%의 감소율은 국내 스토리지 시장이 생성된 이후 처음 기록한 것으로 경기 불황을 대변하고 있다.

불과 4~5년전까지 두자리수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던 국내 스토리지 시장이 2~3년부턴 제자리를 맴돌다 올해들어 10%에 가까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이 같은 원인 분석으로 한국IDC는 “기업 설비 투자 및 민간 소비 심리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건설, 물류, 유통 등 경기 요인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기업들의 전반적인 IT 투자가 위축됐다”며 “예정되어 있던 제2금융권 차세대 프로젝트들이 지연되는 등 투자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상반기 시장은 마이너스 성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경기부양을 위한 공공 IT 예산이 상반기 조기 집행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대감을 모았으나, 환율 급등으로 인한 글로벌 벤더들의 수익성 난조로 유찰되는 사례가 빈번하여 우려를 낳았다”며 “예년에 비해 빅 딜의 수가 대폭 줄었으며, 소수 메이저 은행과 공공 프로젝트만이 시장을 견인했고, 이들 딜을 수주한 소수 벤더를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면서 시스템 공급이 상위 업체에 편중되는 양상이 심화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한국IDC는 내년 국내 스토리지 시장이 회복세로 반전해 재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외장형을 모두 포함한 2010년 전체 디스크 스토리지 시스템 시장이 올해 대비 4.2%로 소폭 증가한 4,924억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한 것.

전망의 근거로 최근 경기 선행 지표가 호조세로 반전했고 금융 위기 여파로 지연됐던 소수 지방은행과 저축은행을 비롯한 보험, 증권, 카드사들의 차세대 시스템 프로젝트가 속속 재개될 것으로 보여 내년 스토리지 시장의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한국IDC는 예상했다.

한국IDC 박예리 선임 연구원은 “주요 은행들이 2010년에 IBMS, 파생상품시스템 재구축 및 업그레이드, CRM 고도화, 상품팩토리시스템 구축과 통합리스크관리시스템, 소액지급결제시스템 구축 등 자본 시장 통합에 따른 부분적인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며 “다만, 인수합병을 앞두고 있는 주요 금융 기관들의 투자 관망세가 시장 성장을 지연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데일리그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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