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가 몇몇 대형 글로벌 기업 위주로 재편되면서 소수 몇 개 업체들이 시장을 독식하는 독과점 경쟁 구도로 변모하고 있다.

이들 소수 대형 글로벌 기업들이 IT시장을 독식하기 위해 내세우는 무기는 경쟁회사 또는 시너지 효과가 나올수 있는 기업간 인수합병이다.

이러한 인수합병전을 통해 전세계 IT시장을 IBM, HP, 오라클과 썬, 시스코 등 4개의 진영이 장악하고 있는 상태다.

수많은 국가가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 전쟁으로 날을 새고 지는 춘추전구시대에서 시대를 건너뛰어 위촉오 등 3국이 서로 견제하며 군웅을 할거하는 삼국시대에 돌입한 것과 같다는 이치다.

막대한 현금을 보유한 미국계 글로벌 IT기업들이 경쟁회사를 위협할 수 있는 IT 전문업체들을 마구잡이식으로 인수에 나서고 있다는 것.

이들 미국계 글로벌 IT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은 최소 15조에서 최대 30조원에 달한다.

이런 막대한 현금으로 IBM은 취약했던 스토리지 사업부를 강화하고자 지난해에만 무려 4개의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업체들을 인수했다.

또 데이터베이스 전문업체로 시장을 독주하고 있는 오라클은 자기보다 몸집인 큰 썬마이크로를 인수함으로써 IBM과 HP와 같은 종합 IT회사를 꿈꾸고 있다.

또한 네트워크 전문기업인 시스코도 역시 서버와 스토리지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관련 업체들을 인수했고, HP도 마찬가지로 최근 쓰리콤을 인수하면서 네트워크 분야에서 시스코와 한판 진검 승부를 펼칠 의지다.

이 같은 경쟁구도가 전세계 IT시장의 판도를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경쟁구도는 한국과 같은 거의 100%에 가까울 정도로 미국산 IT장비나 소프트웨어를 수입하는 국가들에겐 좋을 것이 없다.

미국산을 대체한 대안이 없기 때문에 IT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IBM, HP, 시스코, 오라클 등이 묵시적으로 가격을 단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즉 미국에서 공급되는 가격보다 훨씬 높은 비용에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미국산 제품만을 도입할 수 밖에 없다는 것.

마치 위촉오 등의 3국이 피비린내나는 전쟁을 벌이는 동안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이해관계가 없는 주변국들의 백성들이 고통을 받았다는 것과 똑 같다는 논리다.

상용 IT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장비들을 수출하는 글로벌 국산 IT기업이 단한개도존재하지 상황에서 이들 미국계 기업들이 펼치는 인수합병을 통한 독과점 구도가 마냥 즐겁게 보이지 않는 이유다.

<데일리그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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