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복지 등 다양한 정책제안 접수…상설화 검토

국민 모두가 인수위원이 돼 새 정부에 정책을 제안하는 ‘광화문1번가’ 운영이 12일 마무리됐다.

촛불 민심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광화문에 마련된 이 곳은 국민이 직접 정책을 제안하는 열린 소통창구로 새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곳이다.

‘광화문1번가’는 5월25일 문을 연 이후 하루 평균 3000여건의 정책제안이 쏟아졌다. 일자리, 고용, 여성, 복지, 교육, 저출산, 비정규직 문제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특히 일자리 확충과 창업 지원, 비정규직 해소 등에 대한 정책제안이 많았다.

광화문1번가 운영이 마무리되는 12일 서울 세종로 한글공원에는 폭염 속에서도 국민들은 각자 건의하거나 제안하고 싶은 정책을 써내려갔다. 초등학생부터 중장년, 노년층까지 연령대도 다양했다.

경기도 남양주에서 광화문을 찾았다는 최행수 씨는 “우리 사회의 아픈 곳, 그늘 진 곳을 새 정부가 잘 헤아려주었으면 좋겠다”며 “제안한 의견들이 부디 정책에 반영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지혜 씨는 “광화문 1번가 운영이 종료되는 날이라고 해서 찾아왔다”며 “민주주의가 실현된 공간이 어떤 곳인지 직접 체감하고 정책도 제안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광화문 1번가를 찾은 미국 출신의 테디 렌스(Teddy Lence) 씨는 “촛불 민주주의의가 시작된 광화문에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 창구를 따로 마련한 것에 놀라웠다”면서 “새 정부의 민주주의적 행보가 앞으로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문제 상담부터 지자체 교통 문제 해결까지, 각자 사연을 털어놓기 위해 찾아온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장애인 복지의 개선, 임산부 배려문화 확산,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 등 광화문 1번가에는 각 분야 다양한 의견들이 접수됐다.

광화문1번가와 같은 소통창구를 상시적으로 운영하고 이러한 공간을 전국 단위로 확산시켜달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5월 24일 공식 출범한 국민인수위원회는 지난 50일간 세종로 광화문에 위치한 ‘광화문1번가’ 열린광장을 통해 공무원이 직접 현장접수를 받았다. 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 접수, 전화와 우편 접수를 통해서도 국민들의 의견을 받았다.

‘광화문 1번가’는 ‘국민 정책 제안 접수’ 공간을 비롯해 매주 화·목요일 열린포럼이, 토요일이면  ‘국민마이크’가 열렸다. 시민들은 이 곳에서 새 정부에 대한 자신의 메시지를 전하고 정책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 열린포럼은 13회, 국민마이크는 5회 진행하는 기록을 남겼다.

온·오프라인과 콜센터, 우편 등을 통해 지난 11일까지 총 15만4529건에 달하는 의견이 접수됐다. 제안 성격에 따라 13가지로 분류되는데 ‘민생·복지·교육’이 가장 많았고, 일자리, 부정·부패 청산 등이 뒤를 이었다.

‘광화문1번가’를 통해 접수한 국민 의견은 해단식 이후 50일간의 정리·분석 과정을 거친다.

국민의 소중한 의견이 누락되지 않도록 빅데이터 분석과 전문가 검토를 통해 정책화할 의견을 정교하게 발굴한다. 정부부처를 포함한 각 소관기관과 함께 구체적인 정책 반영 계획까지 수립할 예정이다. ‘광화문1번가’와 같은 국민소통창구를 상설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하승창 청와대 사회혁신수석은 “국민이 말하고 정부가 들었던 ‘광화문1번가’는 새 정부의 소통행정을 상징하는 것” 이라며 “앞으로도 소통하는 정부로서 국민 의견을 적극 수렴하기 위해 ‘광화문1번가’와 같은 플랫폼이 상시적 제도로 국민 속에 생활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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