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은 한국경제학회와 공동으로 9월 26일 부터 27일 까지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인구 고령화의 도전과 기회, 정책적 함의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틀간 진행될 심포지엄에서는 국내외 인구 고령화 문제 전문가들이 참석해 각 국의 인구 고령화 현황과 대응책 및 성과, 한계 등을 토론한다.

미국 영국 독일 일본 중국 5개국에서 10명의 관련 전문가들이 발표자와 토론자로 참석할 예정이며, 차흥봉 한림대 명예교수 등 고령화 분야에 권위 있는 국내 전문가들도 자리를 함께 한다.

심포지엄 첫 날은 차흥봉 교수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인구고령화와 사회경제적 충격’, ‘패널 데이터로 본 고령화의 현황과 이해’를 주제로 진행되며, 둘째 날은 제임스 스미스 미국 랜드연구소 특임석좌연구위원의 기조강연과 함께 ‘일과 은퇴’, ‘고령자를 위한 보건과 사회보장’에 대해 발표와 토론을 한다.

보건복지부 장관과 세계노년학회 회장을 역임한 차흥봉 한림대 명예교수는 첫 날 기조강연에서 '지구촌 인구고령화의 도전과 과제'를 발표한다.

차 교수는 “올 초 세계보건기구(WHO)의 연구에 따르면 2030년 한국의 평균수명은 여성이 90.8세 남성이 84.9세로 세계 35개 선진국 중 1위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유엔경제사회분과(UNDESA) 예측을 봐도 전 세계 100세 이상 인구가 2011년 31만 6천 명에서 2050년 320만 명으로 뜀박질할 전망”이라며 지구촌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경제․문화적 도전이 시작됐다고 진단한다.

차 교수는 “한국이 초고령사회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건강하고 활동적인 노년상’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며 “노인의 건강하고 안정된 생활을 보장하는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한편, 일하기를 원하는 수많은 은퇴자들이 일 할 수 있도록 국가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마이클 허드 미국 랜드연구소 본부장은 '인구 고령화의 현황과 충격'에서 △베이비부머를 비롯한 노인인구의 증가 △출산율 감소 △개인별 의료비 증가 등이 맞물려 있는 미국의 고령화 현황을 소개하고, 건강보험 등 사회안전망 조정을 포함해 개인, 기업주, 정부 등이 취할 수 있는 대응 방안들을 논의한다.

히데히코 이치무라 일본 동경대학교 경제대학원 교수는 '고령사회 시대 일본의 정책', 요아힘 빈터 독일 뮌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인구 고령화의 현황과 영향:독일의 사례', 엄현택 아주대학교 교수는 '한국의 고령화 실태와 장년고용정책'을 발표하면서, 각각 일본, 독일, 한국의 고령화 현황을 설명하고 각 국이 고령화 문제를 풀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본다.

신종각 안준기 고용정보원 연구진은 '고령화연구패널조사로 본 중고령 한국인의 모습'에서 한국의 유일한 고령화 관련 패널조사인 고용정보원의 ‘고령화연구패널조사(KLoSA)’를 소개하고 추적조사 결과를 살펴본다.

2006년부터 시작한 KLoSA는 2006년 당시 만 45세 이상 중고령자 10,254명을 대상으로 2년 마다 노동시장 참여 현황과 소득, 자산, 가족, 건강 등에 대한 기본 정보를 추적 조사하고 있다.

신종각 연구위원 등은 2006년 1차 조사부터 2014년 5차 조사 결과를 분석해 급격히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한국 중고령자들의 변화양상을 조망하고 향후 연구 및 정책적 과제를 알아본다.

분석 결과, 한국 중고령자들의 10년 이상 근무한 생애 주된 일자리에서의 평균 퇴직연령은 58.8세였으며, 퇴직 전까지 생애 통산 3.8개의 일자리를 옮겨 다닌 것으로 나타났다.

주된 일자리 퇴직 후 경제활동을 추적했더니 퇴직 후 재취업을 한 비율은 25.7%에 달했다.

KLoSA 전체 패널의 고용률은 2006년 45.6%에서 2014년 44.9%로 떨어졌고, 일자리를 갖고 있는 사람들 중에 임시일용직 비율은 2006년 28.4%에서 2014년 37.4%로 올랐다.

전체 패널의 월 평균 임금은 8년새 8만원(167만원→175만원)이 늘었고, 65세 이상 노인은 71.7만원에서 89.7만원으로 낮은 임금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비율도 8년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고혈압 유병률은 2006년 24.4%에서 2014년 40.5%, 당뇨병은 10.5%에서 17.7%, 암은 2.2%에서 5.4%가 늘었다.

KLoSA는 자녀와의 금전적 지원도 묻고 있는데, 65세 이상 노인 부모가 자녀에게 연간 지원해주는 돈은 평균 998만원인 반면에 자녀가 부모에게 연 평균 390만원을 지원해 준 것으로 파악됐다.

신종각 연구위원은 “한국 중고령층은 △이른 퇴직과 늦은 은퇴 연령 △적정 수준을 넘어선 연령에서의 노동 △열악한 사회안전망 등으로 힘든 노후를 맞고 있다”며  “주된 일자리에서 계속 더 오래 일할 수 있도록 직업능력개발을 지원해주고, 은퇴자에게 취업에서부터 금융 건강 상담까지 다각적이고 종합적인 지원을 해주는 은퇴자 원스톱 종합지원센터 구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둘째 날에는 제임스 스미스 미국 랜드연구소 특임석좌연구위원이 기조강연에서 '한국과 고령화조사연구 국제공조'를 주제로 각 국의 고령화 관련 연구 조사 현황을 살펴보고 국제 공조 방안을 모색한다.

스미스 연구위원은 한국, 미국, 유럽, 일본 등 세계 여러나라에서 실시되고 있는 고령화 관련 연구조사 결과를 활용해 중고령자들의 노동활동과 교육, 질병, 건강 등을 국제 비교․분석한다.

그는 “세계적으로 고령화 관련 연구가 중요해지면서 한국의 고령화연구패널조사(KLoSA, 고용정보원)는 비중있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더 많은 국가들이 고령화 관련 연구와 조사에 참여해 국제 비교․분석 연구가 더욱 활발해지길 바란다”고 강조한다.

제임스 뱅크스 영국 맨체스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근로 수명의 연장', 야오휘 자오 중국 북경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의 은퇴 패턴'을 발표한다.

아울러 김용하 순천향대학교 교수(한국경제연구학회장)는 '한국 퇴직자를 위한 연금체계 개편 방안'을 소개하고, 존 길레스 세계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고령자의 장기요양이 성인 자녀의 노동공급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한다.

이재흥 고용정보원장은 개회사에서 “이번 국제심포지엄은 세계 여러 나라의 인구 고령화 현황과 그동안 추진해 온 정책의 성과와 한계를 공유하고 토론하는 뜻깊은 자리”라며 “우리나라 고령화 정책 개선은 물론 국가 간 고령화 연구 및 정책 공조의 틀을 다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문기섭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은 환영사를 통해 “고령화사회에 접어든지 17년 만인 올해, 고령사회에 진입한 시점에서 고령화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국제심포지엄의 개최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이번 국제심포지엄을 통해 해외 각국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고령화로 인한 도전과 기회를 잘 포착하고 이에 대한 정책적 함의를 도출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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