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HP의 새 식구가 되는 한국포티파이소프트웨어의 사령탑인 문성준 사장(사진)은, 포티파이 솔루션을 국내에 직접 도입한 이후 2009년 지사 설립, 그리고 지금까지 적정 애플리케이션 보안 툴의 개념을 국내에 알리고 보급하기 위해 쉴 새 없이 달려왔다.

“운영단계에서 애플리케이션의 취약성을 점검하는 것은 발견하는 것도, 제거하는 것도 어려움이 있기에 개발 단계에서 취약점을 찾아내 치유해야 합니다. 치료를 사람이 하기엔 시간도 오래 걸리고, 정확히 다 찾지도 못하는 까닭에 취약점을 자동으로 찾아 주는 툴을 쓰는 것은 현명한 일입니다.”

문 사장은 이런 얘기를 세미나 장이나 고객사를 방문할 때마다 꼬박꼬박 전했고, 설명에 의구심을 갖는 고객에겐 한나절이라도 붙잡고 입에 침이 다 마르도록 설득을 한 기억도 이제 와서 생각하니 새롭다. 실제 테스트를 진행해 나온 놀라운 결과치를 눈앞에서 직접 보여준 일도 한 두 번은 아니었다. 문 사장은 정말 열심히 살았다.

“제안의 진정성과 제품의 효과를 귓등으로 흘려듣는 고객들이 때론 야속하기만 했어요. 그러나 제 노력이 오히려 부족한 것으로 생각하고 더 열심히 발로 뛰었습니다.”

그의 이런 오랜 노력이 있었기에 보안 관점의 정적분석 툴은 현재 국내서 인프라 솔루션처럼 자리매김해가고 있다. 초기엔 금융권 중심으로 도입이 확산되더니, 이후 차츰 엔터프라이즈로, 지금은 공공시장에서 도입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한 상황이다.

“처음엔 제품의 컨셉을 알리는 것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생소한 개념이어서 고객들의 의구심을 털어내는데 신경을 참 많이 썼어요.” 이후엔 시장의 몇몇 장벽이 솔루션 확산의 걸림돌이 되었다고 한다. “공공기관들은 몇 가지 제도적 장벽을 이용하면서 차일피일 도입을 미뤘는데, 국내 소프트웨어 발전을 위해 이런 현상이 꼭 바람직하다고 봐야 할지 의문입니다.”

몇 번의 실패, 그리고 몇 번의 깨달음이란 과정을 겪은 후에, 문 사장은 보안에 대한 경각심이 높고 구매력까지 갖춘 기업들이 제품 구입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판단한다. 그리고 두 가지 조건을 갖춘 금융기관들을 대상으로 강력한 마케팅과 영업 활동을 활발히 전개했다.

그의 판단은 주효했으며, 솔루션 도입의 필요성을 느낀 은행들이 제품 도입에 하나둘 나서기 시작했다. 이후 제품은 널리 퍼져, 지금은 1금융기관들은 모두 포티파이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은행권에서 분 바람은 보험 증권 등 2금융기관으로 확산되기에 이르러, 현재 상당수 2금융기관도 문 사장의 솔루션을 적용한 상태다. 올해만 해도 현대해상, ING생명 등 다수 기업이 제품을 도입해 자사의 애플리케이션 보안을 강화했다.

상대하기도 어려웠던 공공시장의 물꼬를 터, 올해엔 대법원, 근로복지공단 등 지명도가 확실한 공공기관에 제품을 납품하며 명년 공공사업 전망을 밝게 했다.

“내년엔 올해 밀린 물량이 시장에 풀릴 것으로 기대합니다. 포티파이는 코드 관점의 보안 컨설팅 사업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정적분석 시장은 올해보다 더욱 성장할 것입니다.”

돌아보면 길었던 비즈니스 리드 타임은 그에게 어려움이었다.

“사업을 하면서 느낀 것은 ‘세상에 쉬운 것은 한개도 없다’라는 평범한 진리였습니다. 모든 일은 그 일을 이루기 위한 합당한 노력이 꼭 필요하다는 점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이런 깨달음을 끝에 성과를 주었기에 포티파이에 대한 고마운 느낌은 지금 매우 크게 다가온다고 했다.

“제 인생에서 앞으로 포티파이만큼 확신을 갖고 비즈니스를 할 만한 솔루션을 다시 만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로, 이 제품이 반드시 통할 것을 의심치 않았습니다.”

외산 솔루션을 주로 국내에 공급해온 문 사장이었지만, 토종 소프트웨어에 대한 애정 또한 그의 가슴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다. 필자와의 인터뷰 때마다 국내 소프트웨어 발전에 대한 개선책을 제시하던 그였다. 이번 멘트에서도 바람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국내 소프트웨어의 품질을 높이려면 제품 개발 시 초기 투자를 크게 강화해야 합니다. 돈 없이 도대체 무엇이 되겠어요? 우리 소프트웨어 산업이 더이상 후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자금이 소프트웨어 산업에 몰릴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데 정책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골칫거리를 해결하는데 돈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세스도 개선할 것이 많습니다. 일테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태부족하고, 개발 체계도 개선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

해외 사업에 경험이 많은 문 사장은 인터뷰 말미에 그가 오랜 시간 품어왔다는 한 가지 꿈을 들려주었다.

“기회가 되면 좋은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하거나 발굴해, 해외로 가져가 열심히 팔아보고 싶습니다.” 문 사장은 일에 대한 열정을 가진 사람이다. 시장을 분석하는 능력도 탁월한 것으로 소문났다. 직접 사업을 만들어 키워도 봤다. 대외 커뮤니케이션도 선수급이다.  이런 그의 풍부한 경험을 기반 삼아, 그의 희망이 꼭 실현되길 기대해본다.

<데일리그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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