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더공무원 원혜정 대표

경찰 공무원을 준비하고 있는 박대웅(가명, 남 27세)씨는 3개월 만에 커트라인으로 필기시험에 합격했다. 준비기간이 짧아 기대하지 않았는데 운 좋게도 필기시험과 체력시험에 합격했다. 경찰 공무원은 필기, 체력, 면접 총 합점으로 합격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마지막 관문인 면접에서 고득점을 받아야 최종 합격을 기대할 수 있다.

대웅씨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졸업 후 회계사 시험을 3년 동안 준비했다. 시험에 계속 낙방 하면서 회계사 꿈을 접었고 친구의 추천으로 경찰 공무원에 도전하게 됐다. 1차 필기와 2차 체력 시험에 합격 했지만 다른 지원자보다 점수가 낮기 때문에 최종 합격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여러분 필기 점수가 높다고 자만할 필요도 낮다고 좌절할 필요도 없습니다. 면접으로 합격을 좌우할 수 있습니다!”

​경찰공무원 수업 첫날 내가 하는 첫 마디다. 필기, 체력 점수가 높으면 면접을 소홀히 여기기 쉽다. 고득점임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관문인 면접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반대로 필기와 체력 점수가 낮아도 면접에서 만점을 받으면 최종 합격을 기대할 수 있어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면접은 그만큼 중요한 요소다. 대웅씨는 세 가지 부분에 주안점을 두어 면접에 대비했다.

​첫째, 1분 자기소개

면접의 첫 질문은 자기소개일 가능성이 높다. 자기소개를 잘 하면 면접관에게 좋은 첫인상을 심어 줄 수 있다. 1분 자기소개는 자신을 PR하는 시간으로 경찰공무원이 되기 위해 내가 가진 강점과 장점을 부각시키고 약점을 보완하는 것이 좋다.

​경찰공무원은 체력이 중요한데 대웅씨의 경우 체력 점수가 낮고 체구가 왜소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천하무적’이라는 수식어로 쉼 없이 이곳저곳을 누비는 작지만 강한 천하무적 경찰관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본론에서는 경찰 공무원의 직무에 도움이 되는 역량을 근거로 뒷받침하였다. 경제학도로서 경제 범죄수사과에서 일하고 싶다는 점과 군 시절 여단 대표 야구 선수로 뛰었고 매주 야구를 하며 기초체력을 다지고 있다는 점, 대학시절 다수의 팀플 활동을 통해 경찰 조직에서 중요한 팀워크를 배울 수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면접에서 대웅씨는 자기소개를 첫 질문으로 받았고 카카오톡에 등록된 친구가 몇 명인지, 팀워크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이라 생각하는지를 후속 질문으로 받았다. 예상했던 질문이라 자신 있게 답변할 수 있었다.

둘째, 자기기술서 

자기기술서는 개조식으로 일목요연하게 작성하는 것이 좋으며 자기기술서를 기반으로 예상 질문을 생각하고 답변에 대비해야 한다. 최근 직업의식과 사명감이 부족한 상태에서 경찰공무원 시험에 응했다가 합격하고도 퇴교하는 사례가 있었다. 이를 걸러내기 위해 면접관들은 압박면접을 통해 자질이나 적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추세다. 대웅씨의 경우 자기기술서에서 회계사 시험의 도전과 실패에 대한 부분을 기술했다. 회계사 시험 실패 후 차선책으로 경찰 공무원을 택했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압박 질문으로 예상하고 답변을 준비했다.

셋째, 즉흥 스피치

경찰공무원 면접은 인성 질문, 상황 제시형 질문, 공직관을 묻는 질문으로 나뉜다. 이러한 질문에 답변하기 위해서는 즉흥 스피치 훈련이 필요하다. 모든 질문에 답변을 작성하고 외우는 방법은 효과적이지 않다. 준비한 내용이 나오면 다행이지만 예상하지 못한 질문을 받게 되면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당황하게 된다. ​답변은 1분 이내 두괄식으로 결론부터 이야기를 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타당한 이유나 근거를 댄다. 이러한 훈련을 반복적으로 하면 어떠한 질문도 당황하지 않고 자신감 있게 말할 수 있다.

이에 대웅씨는 위 세 가지 요소를 훈련한 끝에 체력과 필기의 약점을 딛고 합격했다.

“경찰공무원에 당당히 합격했습니다. 선생님은 면접계의 미취학 아동들을 가르치는 유치원 선생님이세요. 부족한 저희를 아이 대하듯 하나씩 하나씩 세심하게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대부분 형식에 갖춰 말해본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면접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 특히 준비 기간이 길어야 한 달 남짓해 단기간에 설득력 있게 말을 잘 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대웅씨처럼 나의 강점과 약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스피치 훈련을 꾸준히 한다면 누구나 합격을 기대할 수 있다.

각자의 인생이 달린 문제이기에 면접 수업은 부담감이 크다. 그런만큼 합격 소식을 들으면 뿌듯함은 두 배다. 대웅씨의 말처럼 앞으로도 유치원 선생님의 마음가짐으로 수험생들 하나하나 눈높이에 맞추어 수업을 할 것이다. 수험생들에게 성공한 인생을 안겨주는 것이 이 직업을 택한 나의 보람이다.

한편, 원더공무원 원혜정 대표는 지난 2015년 공직자 교육과정 공동저자로 ‘T&S 관리 전문가를 위한 스트레스 중재의 이론과 실제’(우리 의학 서적)를 집필한 바 있으며,  다수의 공무원 합격생을 배출하고 있다.

김수빈 기자
저작권자 © 데일리그리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