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과일과는 담을 쌓고 소시지나 햄이 없으면 밥을 먹지 않는 아이. 이런 자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공식품을 식탁에 올리는 엄마들이 많다. 많이 먹으면 안 좋은 줄 알지만, 그래도 뭐라도 먹여야겠다는 부모 마음에 통조림 햄이라도 집어 드는 것이다.

하지만 가공식품으로 일관하는 식단은 부모의 생각 이상으로 아이들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 고도로 가공된 식품은 어린이의 원활한 성장을 방해하고, 체질을 산성화시켜 아토피 피부염이나 비염, 천식 같은 알레르기성 질환을 일으킨다. 소아비만, 소아고지혈증 등 대사성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는 가공식품의 경우, 일반 음식에 비해 비타민과 미네랄 등 미량영양소가 턱없이 부족한 때문이다. 실제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행한 ‘미량영양소의 식품 강화에 대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비타민과 미네랄 등은 조금만 부족해도 건강에 심각한 해를 끼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자녀 건강을 위해선 식사 그 자체보다 미량영양소를 챙기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학교나 학원 등을 이유로 가정에서의 식단 관리가 힘든 초등학교 이상 자녀들은, 어린이 비타민 영양제를 통해 부족한 비타민과 미네랄을 보충시키는 것이 좋다.

이와 관련해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박미정 교수는 “예전에 비해 요즘 아이들은 잘 먹어서 영양 과잉 섭취가 문제라고 하지만, 편중된 경향이 있다”며 “가공식품 섭취가 증가해서 종합비타민 미네랄제 한 알 정도는 필요한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어린이 영양제는 시중에 정제형 제품은 물론이고 달콤한 캔디나 짜 먹는 젤리 타입 등 여러 가지로 출시돼 있다. 하지만 비타민제를 먹일 때에는 원료나 성분이 믿을 수 있고, 아이에게 필요한 만큼 들어 있는지 확인해야 영양 면에서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어린이 비타민제는 원료가 인공적인 성분보다는 자연에서 유래한 것을 골라야 좋다. 효모나 유산균 등 자연물에서 추출한 비타민은 소화가 잘 되고 위장에서의 부담이 적다. 또한 인체 친화적인 성분으로써 체내 흡수율과 생체이용률도 높은 편이다.

자연 유래 비타민인지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제품 뒷면의 ‘원재료명 및 함량’을 살펴보면 된다. 인공적인 원료는 ‘비타민C’나 ‘아스코르브산’처럼 영양성분만 쓰여 있지만, 자연 유래 비타민 제제는 ‘인디안구스베리추출물분말(비타민C 50%)’처럼 원료의 출처와 영양성분이 함께 표기된다.

아울러 어린이 비타민을 구매할 땐 아이들이 잘 먹도록 합성 착향료나 감미료, 색소 같은 첨가물이 없는 것으로 선택해야 안전하다. 또한 제조공정에서 생산 편의성을 높여주는 화학부형제까지 없는 것이 좋다.

화학부형제란 제조 과정에서 비타민 분말이 기계에 달라붙는 것을 막는 등 생산 편의를 높이기 위해 쓰이는 첨가물을 말한다. 이산화규소, 스테아린산마그네슘, HPMC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아무리 미량이라도 장기 섭취로 인한 체내 축적이 우려될 수 있다.

무(無)화학부형제 비타민 브랜드 ‘뉴트리코어’ 관계자는 “아이들이 먹는 것은 더욱 꼼꼼하게 살펴서 구입해야 한다”며 “몸에 좋은 영양제라도 상품화 과정에서 나쁜 성분이 첨가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감미료나 착향료 등의 첨가물은 물론 화학부형제까지 없는 깨끗한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장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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