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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석의

이순신의 창(窓)
한문학 연구를 35년간 했으며 전문번역가로서 다년간 고전번역을 해왔다. 난중일기의 교감학적 검토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내 최초로 난중일기를 완역했고, 2013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난중일기 등재시 자문위원을 맡았다. 현재 이순신관련 문헌발굴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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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의 난중일기]기록을 통한 성찰로 미래를 대비하다의어필연 意於筆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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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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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의 발전을 위해서는 항상 자신을 성찰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오늘 하루를 돌아보고 잘한 일이 있으면 그것을 발전의 계기로 삼고, 잘못한 일이 있으면 그것을 경계의 요인으로 삼아야 한다. 이처럼 일상에서 겪은 일들을 항상 점검하며 자신의 거울로 삼는다면 실수 없이 발전을 거듭할 것이다. 때문에 진정한 자아성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과거를 통해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기록이 필요하다.

  이순신은 임진년 1월 1일 새벽부터 《난중일기》를 쓰기 시작하였다. 전쟁을 철저히 대비하기 위해 진영에 관한 일들을 매일같이 상세하게 기록한 것이다. 새해 이른 아침 막내동생 우신禹臣과 조카 봉菶, 그리고 맏아들 회薈가 찾아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런데 이야기의 중심에는 설날에 뵙지 못하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역력했다. 이광李洸의 군관 이경신이 편지와 크고 작은 화살 등의 선물을 가져왔다.

이순신은 계사년 2월과 3월, 웅포해전을 치룬 뒤 전쟁의 후유증으로 4월에는 일기를 적지 못했다. 그 후 별지에 전쟁으로 인해 일기를 제때 적지 못한 소회를 남겼다. 이 때 “필연을 생각했다意於筆硯”는 말을 했는데, 필연筆硯은 붓과 벼루로 글을 적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치열한 전투 중에도 항시 일기 쓰기를 생각했다. 그러나 바다와 육지에서 전쟁업무로 너무 바쁜 나머지 쉴 새가 없어서 한동안 일기를 쓰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그러다가 평상을 회복하면 다시 일기를 썼다.

  4월 1일 그는 한동안 억울한 옥살이를 하다가 출옥하자마자 그간 쓰지 못한 일기를 다시 쓰기 시작했다. 참담한 상황일지라도 일기를 쓸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얻게 되자 다시 재개한 것이다. 이날에는 많은 지인들을 만나서 함께 술을 마시며 위로를 받은 이야기를 적었다. 다음 날에는 비오는 중에 일기를 쓰기 위해 붓 만드는 공인筆工을 불러 붓을 매게 했다.

   이러한 이순신의 필기의식은 일기작성이 전쟁은 물론 일상생활에도 항상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기록이 고뇌하는 자신에게 항상 위안이 되었고, 어려운 문제에도 항상 해결의 실마리가 되어 주었다. 삶에 희망을 주는 그의 기록정신에는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국난극복에 대한 충정도 담겨 있었다. 이것이 항상 그의 정신적 지주가 되어 늘 자신을 성찰하게 해주었다. 때문에 그의 신필神筆은 총탄이 빗발치는 전쟁 중에도 항상 멈추지 않은 것이다.

글 : 노승석 이순신 연구가(교감완역 난중일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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