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기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잇따라 나오고 있어 IT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고객 기업들의 IT수요 감소로 인한 매출 하락을 크게 우려하고 있는 분위기. 벌써부터 기업들의 IT투자가 줄어들고 있다고 업계는 전했다.

경기전망 기관들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그리고 내년 경기 전망은 매우 우울한 상황이다.

포스코 경영연구소는 내년 세계 경제가 좋지 않을 것이라며, 국내는 물론 세계 경제의 성장률이 3% 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을 최근 내놨다.

연구소는 미국의 재정 감축과 수요 위축, 유로존의 재정 위기로 인한 더블딥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내년 경기는 매우 흐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실질 국내총생산은 올 1분기 4.2%를 기록한 이후 2분기 3.4%로 둔화됐다.

제조업 및 서비스업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성장률은 하반기 4% 내외에 머물고, 내년엔 3% 대에 그칠 것이란 예상. 내년 GDP 성장률도 0% 대서 머물 전망이다.

기업들 또한 내핍 경영에 돌입했다. 수출 감소와 내수 위축에 따른 수익률 하락이 예상됨에 따라 원가 절감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예를 들면 삼성전자는 지난 8월부터 결혼식 경조사비 식대보조비 등을 없애거나 줄였다. 탄력근로제를 도입해 시간외 수당도 줄여나가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이 내핍 경영에 돌입하자, IT업계가 그 직격탄을 맞고 있다. IT수요는 호황기에 강하고 불황기에 약한 전형적인 2차수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웹 보안 제품을 대기업에 공급해온 IT업계 관계자는 “경기 부진 장기화에 대비해 현금 흐름을 보수적으로 관리하면서 기업들이 IT투자를 줄이거나 중단하는 사례가 최근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며 “하반기에 제품을 공급하기로 되어 있던 상당수 고객사에서 구매를 미루거나 구입을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투자 관점에서 보더라도 IT는 후순위다. 기업들이 불황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신수요 창출이나 신성장 동력 발굴엔 관심을 갖는 대신, IT투자에 대한 관심은 크게 줄어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애플리케이션 성능 관리 제품을 국내 공급하고 한 외국계 업체 관계자는 “내년 더블딥 가능성에 대비해 상당수 대기업들이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기업들이 내년 사업 계획을 시나리오별 점검하고 예산 계획을 짜면서 불요불급한 IT투자에 대한 지출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어, 이들에게 비즈니스 하기 매우 어려운 지경이 됐다”고 밝혔다.

또 다른 IT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IT투자를 위해 예산을 수립해 놓은 기업이나 공공기관들이 현금보유고를 늘리기 위해 IT예산을 회수하기 시작했다”며 불안해 했다.

이어 “내년은 IT업계에 불황의 계절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성장을 위한 시기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혹독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일리그리드>

저작권자 © 데일리그리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