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일본 모바일게임 시장 공략 위해 인수…1조원대 손실만 남겨

사진 = 넥슨 C.I
사진 = 넥슨 C.I

[데일리그리드=이준호 기자] 넥슨이 지난달 24일 일본법인인 넥슨레드의 자회사인 일본 모바일 게임 개발사 ‘글룹스(goolps)’의 주식 전량을 일본 CG기업 지알드라이브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일본 모바일게임 시장 공략을 위한 글룹스 인수는 '아크레조나' 출시를 끝으로 7년여만에 넥슨에게 큰 손실만 안긴 채 실패로 돌아갔다.

넥슨은 지난 2012년 10월, 모바일게임 사업 전략 가속화를 위해 일본 내에서 그리(GREE), 디엔에이(DeNA)에 이은 업계 3위를 질주하던 글룹스를 인수했다. 당시 인수 금액은 365억엔(약 5,200억원)이었으며 자문비용만 1,600만엔(약 2억 3천만원)이 들어간 '빅딜'이었다. 하지만 넥슨이 이번에 지알드라이브에게 글룹스를 매각한 금액은 단돈 1엔이다. 인수에 따른 개발 및 운영자금이 투입을 계산하면 1조원대의 누적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12년 넥슨의 인수 당시 글룹스는 대표작인 ‘대열광! 프로야구카드’, '대연계! 오딘 배틀', '대전란! 삼국지 배틀' 등의 모바일게임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일본에서 주목 받는 모바일게임 개발사로 도약했으며 넥슨은 인수 직후 "글룹스는 탄탄한 게임 포트폴리오와 성공작을 기반으로 시장의 혁신을 도모하고 견고한 실적을 만들어 왔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인수 전인 2011년 글룹수의 매출규모는 237억엔(3400억원)에 달했을 정도로 일본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승승장구 중이었다.

하지만 넥슨의 기대와는 달리 피처폰 게임이 주력이었던 글룹스는 모바일게임 시장이 스마트폰으로 변화하는 과정 다양한 게임들을 출시했으나 사실상 실패하면서 모기업인 넥슨재팬의 매출, 영업이익 역시 꾸준히 감소했으며 8년여 만에 글룹스는 '넥슨의 애물단지'로 전락 매각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넥슨은 지난 2014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총 336억엔 규모의 손상차손을 반영했고 글룹스의 장부가액은 0원이 됐다. 

이와 관련해 넥슨 관계자는 “글룹스 매각은 경영상 측면에서 판단한 것”이라며 “글룹스가 개발한 게임들에 대한 서비스를 종료하는 것일 뿐 일본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물러나는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일본은 넥슨이 유일하게 상장한 국가이며 세계 최대 규모의 게임 시장 가운데 하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8년도 글로벌게임산업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게임 시장 규모는 중국, 미국에 이어 세 번째,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다. 글룹스의 실패가 넥슨에게 더욱 뼈아픈 이유다.


 

이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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